제 목 : 친정부모님보다 시부모님 더 좋으신분 계실까요

친정부모님 보다 시부모님이 더 좋은분 계실까요?

친정에 관해서 말하자면 너무 길고,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보였을지 모르지만 

어릴 때부터 부모님 싸움을 너무 많이 봐서 정서적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많아요. 항상 돈 문제로 싸우고, 욕하고... 저는 반면에 순했고 걱정 하나 

끼치지 않는 철이 빨리 든 자녀였죠.

 

불현듯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요.

내가 만일에 장애를 입으면, 아빠는 나를 부끄러워할 것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데, 그냥 자라면서 저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따뜻하지 않았던 아빠, 고생스러운 엄마...

 

결혼 전에는, 그냥 다 이렇게 사는구나 싶었어요.

다 이렇게 싸우고 욕하고, 아빠라는 존재는 다 비슷하겠지..라고요.

저는 엄마랑 꽤 많이 친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가까웠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엄마랑 정말 말이 안통한다고 느껴요.

저는 성장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고 변화되고 발전하는데

엄마는 노화될 수록 특정한 지점에서 변화되지 않고 보수화되고...

노화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다보니 대화를 하다보면서

일상적인 대화임에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부정적인 언행이나 남 험담을 안좋아하는데

엄마는 누구의 근황을 말할 때 험담한다거나 제가 좋은 일에 대해서 말하면

부정적으로 반응한다거나...이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대화를 더 줄여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어요.

 

암튼 결혼 이라는 걸 하고보니, 시부모님이 너무너무 좋으세요.

물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려 하겠지만,

정말 사이도 너무 좋으시고, 저희 부모님이랑 연세도 비슷한데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배우시는 것에 열려 있으세요.

작은 것 하나에도 감동하시고 고마워하시고요.

그러다보니 시댁에 가면 제가 쫑알 쫑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되더라구요.

진심으로요.

 

저 밑 게시판 글을 읽다가

좋은 부모여야지 자식과 관계가 좋은 것인가에 대한 글을 봤는데,

제가 요즘 그런 생각을 해보았거든요.

저희 부모님께 잘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 제가 좋아하고 사랑해서가 아니라

저를 낳아서 길러주셨으니 도리를 다하고 싶은 것 같고, 

시부모님께 잘하고 싶은 것은, 저에게 너무 잘해주시고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시니깐

시댁에 다녀오면 따뜻한 에너지를 안고 오는 것 같아서 잘하게 되는것 같아요.

 

강아지도 제 주인이 잘해줘야지 좋아하는 것 처럼

사람도 자기를 정말 좋아해주고 따뜻하게 해줘야지 잘 맞아야지

진심을 다하게 되는거구나 싶어져요.

 

한편으로는 내 부모가 치고박고 싸우면서 나 키워줬는데

그래도 부모님께 이런 마음 가지면 안되는거 아닌가 싶은데도

제 마음이 저희 부모님께 크게 동하지가 않아요.ㅜㅜ

 

오늘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문득 시아버님의 인자하고 따뜻한 얼굴이

떠올라서, 엥? 왜 갑자기 생각났지...하면서 생각을 파고 들다보니

이런 생각들이 들었네요.......

 

부모복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시부모님 좋은 분 만났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요?...

 

저처럼 시부모님 더 좋아하는분 계시려나요...

늦은밤에 끄적여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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