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여행은 가고싶고 발목은 부러지고

족부 다발성 골절로 입원과 집콕생활 두달째.

일생에 낙이 여행인 사람으로서 당분간 아무데도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갑갑한지 몰라요.

코로나 끝나기 무섭게 여행을 시작해서 작년부터 지금까지 8번을 다녀왔습니다.

그중 다섯번은 유럽. 세번은 더운나라들.

코로나 이전에 유럽은 멀다고 자주 안가고 더운나라에서 물놀이만 주로 했는데 코로나 내내 이놈에 역병만 끝나면 유럽을 아주 씹어먹어야지 했더랬지요.

그래서 나름 열심히 다녔는데 아직은 성에 차질 않네요.

7시간 넘는 장거리를 혼자갈땐 이코, 남편과 같이가면 비즈를 탑니다.

이코탈때 좌석 선택 눈치작전 잘해서 눕코노미 당첨되면 비즈탄거보다 만족감이 더 높지요.

비즈에서 느리게 진행되는 코스식 식사보다 이코에서 얼른먹고 냅다 누워버리는 맛이란..

발 다친 날 이틀후에도 여행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2인분의 뱅기표값 절반과 초반 나흘치의 호텔요금이 날아갔습니다.

병원에서도 내내 항공권 검색하고 호텔 검색하고..

내년 하반기에 뉴욕가는 비즈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구한게 최근 가장 기쁜일.

유류할증료 2인분이 150만원이 넘는건 안기쁜일.(각각 편도라 비싼데 항공사에서 왕복으로 묶어주지 않는다고ㅠㅠ)

3월쯤이면 그럭저럭 걸을수 있을거란 희망으로 오늘도 가까운곳들 항공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어요.

50대 중반인데 앞으로 길어야 15년정도 개발에 땀나게 돌아다닐수 있으려나 마음이 급합니다.

저는 유럽 3주 여행도 인당 7kg이하로 짐을 쌉니다. 

저혼자 갈땐 5kg이면 충분. 20인치 캐리어에 크로스백 끝.

비즈 수하물 한도가 인당 40kg정도인데 둘이 합쳐 13kg 올리고 직원이 떰즈업 해주기도 하하하하.

다시 잘 걸을수 있게 되면 호주 퍼스에 쿼카도 보러가고 아이슬란드 해안가에서 이명박 닮은 퍼핀도 보고 싶어요.

제 인생에 여행이 없다면 나중에 요양원에 누웠을때 되새김질할 행복한 기억이 절반으로 줄어들거같아요.

제대로 딛지도 못하는 퉁퉁부은 발을 바라보며 그만 울적하고 싶어 몇자 끄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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