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심장병이예요.
다른 곳도 안좋은데가 몇군데 있구요.
퇴근하고 오면 자고 있는데
아프기 전처럼 잠꾸러기라서 자는 게 아니라
기력이 없어서 자고 있는 거지요.
일부러 안깨우는데 저녁먹고 있으면
어느새 반갑다 인사하러 와요.
응~ 누나 우리 예쁜이 병원비 벌고 왔지.
조금씩 더 노쇠하고 있는 게 보여요.
최근엔 병원에 일주일 단위로 다녔어요.
한달 넘는 기간동안 입원하고 검사하고 반복했더니
강아지가 이젠 검사 마치고 오면 병원 찬 맨바닥에 철푸덕 누워버려요. 지쳤다는 표정.
간호사 선생님한테 안겨가면 나 또 가? 하는 표정. 견주는 알잖아요.
혈액검사 나오면 표 여기저기 빨간색들이 보이고,
조금이라도 좋은 결과 받고싶어
일주일 잘 먹이고 푹 재우고 싫어하는 거 안하고
병원가는 날은 긴장되요.
췌장, 신장, 간수치 높아요.
안고 있으면 가끔씩 미세한 고개떨림이 느껴져서
의사선생님께 물어봤더니 발작, 간질 이런 거 라네요.
모지 왜 자꾸 이런 게 생기는 걸까.
숙제 검사받으러 갔는데 못난 도장 받아오니까 힘빠져요.
예쁜아 약은 한가지만 먹자~
약 줄때마다 제가 하는 말인데
한군데만 아팠으면 좋겠어요.
약을 먹어도 치료가 되는 게 아닌 걸 알기에
나중을 생각해보기도 하구요.
가끔 강아지가 뒤돌아 앉아 혼자 헥헥대고 있는데
말못하고 혼자만 느끼고 있겠죠.
두근거림, 답답함, 불안, 어지럽고 숨차고
무진장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