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렴으로 입원했던 아버지의 사지는 얇은 끈으로 침대에 묶여있었고, 묶인 자리엔 피가 통하지 않아 손발이 부어올랐단다. '섬망이 왔다'거나 '콧줄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묶었지만, B씨가 생각했던 억압대와는 달리 몸을 끈으로 묶어놓은 걸 목격했다.
B씨가 면회를 갈 때마다 아버지가 자고 있어 상태가 나아졌는지를 확인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나중에 아버지 상태가 나빠져 근처 다른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나서야, 아버지가 신경안정제 네 알과 수면제 두 알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요양병원에 오기 전엔 한 번도 처방받지 않았던 낯선 약들이다.
요양병원에 환자를 보낸 보호자들은 '깜깜이 처치' 때문에 환자의 건강 상태와 치료 계획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2019년 요양병원에 형을 맡겼던 윤모(47)씨는 "의사나 간호사가 쓰던 약을 제대로 투여하는 건지, 약이 제대로 쓰이는지, 드레싱은 잘하고 있는 건지 보호자 입장에선 전혀 알 수 없다"며 "욕창이 심해지고, 갑자기 피를 토했음에도 이유를 설명받지 못하고 상태가 나빠지는 걸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씨는 "보호자들 사이에서 요양병원은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