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뭐니뭐니 해도 재밌게 사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저와 남편은 한번 사는 인생 재밌게 살자가 목표예요.

재밌게 살려고 플렉스 하자가 아니라

아낄 땐 아끼고 쓸 땐 쓰고 아끼건 쓰건 그 순간을 즐기자. 

 

이번에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아이와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어요.

운이 좋게도 여정마다 행운이 따랐고 날씨도 완벽했죠. 

그러다가 신이 나서 화산 국립공원에서 가방을 잃어버립니다. 

 

저보다 훨씬 꼼꼼한 남편은 물건을 정리하는 걸 좋아해서 뭘 잃어버리는 일이 없는데

그날따라 뭐에 홀렸는지 삼각대 놓고 사진 찍을 때 

백팩을 화산 바닥에 내려두고 그대로 2~3시간을 돌아다니다가 

이제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하는 찰나에 깨닫죠....

 

하필 숙소 이동하는 날이라 그 가방엔 여권이 다 들어 있었어요.

국립공원이 경기도 만하다고 해요. 엄청 넓고 이제 저녁이라 불빛 하나 없는

그곳에서 가방을 찾기위해 랜턴 하나 들고 여기저기 찾아 헤매다가

결국 못 찾고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찰나 

길가에서 가방을 발견했어요.. 

 

아마도 관광객이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찾아가라고 길가에 둔 듯 해요. 

가방 찾고 아이랑 셋이 부둥켜 안았고, 마음 여린 남편이랑 아이는 엉엉 울었어요.

그 넓은 데서 가방을 찾은 게 기적이라며 저는 깔깔 웃었구요. 

 

제가 평소에 남편한테 사소한 잔소리가 많은데.. ㅎㅎ

남편은 그 상황에서 제가 자기를 탓하지 않고 가방 찾을 목표만 가지고 

열심히 찾는 저에게 고맙다며 감동했다더라구요. 

 

아무튼 그 일이 있고 난 뒤 저희 가족은 두고두고 그 일을 회자하며

"아빠 가방 어딨어?" 하며 놀리기 시작합니다. 

 

어제는 그때 그 가방에 여권을 다 넣고 저랑 아이가 숨기고 

온 집안에 불을 다 끄고 남편이 랜턴 하나로 가방을 찾는 놀이를 했어요. ㅋㅋㅋ

 

뭐니뭐니 해도 재밌게 사는 게 최고라는 인생의 모토를 가지고

저희 가족은 어딜 가도 재밌게 놉니다.(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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