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에 50대 중반이다 보니 시간 널널해서 한자 적어요.
님은 엉뚱한 곳에 이기적이라는 말을 쓰시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시스템 자체가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직장 생활 하지 못하게끔 가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황혼 육아하기 싫으시면 투표 잘 하셔야 해요.
출근자체가 9시지만 회사 거리상 최소 1시간 이상
유치원 문 열자 마자 아이 데려다 주고 출근
6시 퇴근 집에 일거리 가져오기일쑤지만 야근도 엄청남
유치원에 하원 도우미까지 써야 겨우 시간 맞춰 퇴근
그때부터 육아전쟁
아이 병이라도 나면 유치원에서 하원 지시 떨어지면
반차 내는것도 한두번 남편도 돌아가며 해도 아이들 유치원때는
한달에 한번은 꼭 아프더라고요.
중이염 걸려 밤꼴딱 새고 회사 가서 pt 해야 되었고
응급실 가서 밤 새우고도 그 다음날 출근해야 됐네요.
그럼에도 승진은 아예 포기하고 버티면서 사니 뒤늦게 승진 시켜주더라고요.
아이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학원 스케쥴 잡는다고 매년 3월만 되면
위염이 도질 정도로 머리가 아팠어요.
우리나라 직장 시스템상 베이비시터에게 충분한 돈을 주든지 아님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여자든 남자든 직장 생활 할수가 없는 구조예요.
근데 베이비 시터를 잘 구할 수 있느냐? 또 그것도 힘들어요.
미국 같은 경우 중고등학생들이 베이비시터를 해서 값싼 노동력으로
충당이 되지만 우리나라는 중고등학생들이 가장 바쁜 구조예요.
그렇게 아이 돌보는 값싼 노동력 대체 할 수가 없어요.
제가 운좋게 초등 육아돌봄 초창기여서 엄청난 혜택을 봤어요.
초등때 아이 수업 끝나고 머물다가 학원 시간에 맞춰 연계할 수가 있어서요.
제 아이가 중고등학교때 초등 돌봄교실 대기 인원이 어마어마하고 추첨까지 간다는
소리에 좀더 복지지원이 늘어 제대로 이런 시스템이 정착 되었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근데 점점 복지 예산은 줄어들고 있네요.
제 아이는 다 컸지만 한창 아이 키우는 직장인 부부들이 걱정 되더군요.
ㅠㅠ
황혼 육아 하기 싫으시면 복지 지원 늘이려고 하는 당 찍으시고
72시간이라고 아주 쉽게 이야기하는 당 찍으시면
황혼육아는 그냥 맡아야 되는 겁니다.
그리고 애를 둘 셋 낳는 집이 얼마나 많다고 둘 셋 낳는다고 하세요?
지금 제가 50대인데 아이 한명 웬만한 집 직장 다니는 집은 아이 한명
두명만 되도 슈퍼우먼소리 들어요.
출산율이 왜 저하 되는지 이해 안가세요?
그리고 출산율 저하 자체가 밑에서 떠받쳐줄 세금이 없어지는 구조인데 이기적이라고 하면
노년에 충당할 의료보험이나 국민연금 생각해 본 적은 없으세요?
그리고 님 평생 전업이었다는데 소중한 100원 걸어요.
전 제가 직장다니다 퇴직해서 아이 맡긴다면 제가 먼저 맡아준다 할겁니다.
그때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아니까요. 동료 직장맘들 다 이구동성 같은 마음이거든요.
님이 황혼 육아 하지 않으려면 나라에서 복지시설로 직장 근처에 공립 유치원이 다 이루어지고
아이들 아플때 언제든 반차 낼 수 있을 정도의 사회구조가 되어 야 합니다.
직장인들이 이기적이라서 부모에게 애들을 맡긴다고요?
어쩔 수 없어서 맡깁니다.
그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식 남에게 맡기고 싶은 부모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