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산속의 절 답을 아시나요

올 여름에 외국 친구들이 놀러와서요. 서울 구경은 제가 시켜주고 나머지는 자기들끼리 일정짜서 전국 일주를 야무지게 했어요.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하는 말이, 한국에는 산이 많은데 크고 아름다운 산에는 반드시 절이 있더라고요. 왜냐고 물어요. 아니면 절은 산에만 지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건지 그러면서요. 저야 불교는 잘 모르니까 절이 산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속세에서 떨어진 산좋고 물좋은 곳에 절을 짓고 조용히 불공을 드리면 수도에 정진하기에도 좋고 예불할 때도 진심을 가진 신도들이 힘들게 산에 오르면서 기도에 더 공을 드리게 되는 거 아닐까, 뭐 그런 식으로 얼버무렸는데요. 이게 답이 되나요? 정답 알고 계신 분?

 

작년에 친척 아저씨 돌아가셨을 때 버스 대절해서 장지인 시골 선산까지 한 이십명 같이 갔는데 사촌동생의 외국인 남편도 따라 갔어요. 창밖을 열심히 보다가 저한테 대뜸, 왜 한국 산에는 무덤이 저렇게 많냐고 묻더라고요. 그러고보니 그렇네, 왜지? 혼자 머리를 굴리는데 옆에 앉은 어떤 교수 아저씨가 조리있게 설명을 해주셨어요. 한국에는 산이 많은 만큼 농토가 부족한데 평지에 묘를 쓰면 그만큼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지니까 농토로 쓸수없는 산에 묘를 쓰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선산이라는 개념이 생겨서 왠만한 양반 가문은 선산 하나씩 갖고 있었고 양지바른 곳에 부모를 모시고 자식도 죽으면 그 옆에 따라 묻힌다는 전통이 유교사상에도 부합하게 되어서 산에 많은 무덤이 생기게 된 겁니다, 그러시더라고요. 맞는 말 같아요, 그쵸?

 

그런데 절은 왜? 며칠전에 친구가 또 묻던데 저도 궁금해 지내요. 답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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