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제가 임신을 했는데요...

임신을 했어요. 외국이고, 성별검사도 기형아 검사도 다 끝냈어요.

매일매일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나라고 튼튼이라고 예명도 지어줬어요.

 

제가 나이가 많아요. 작년에 한번 유산을 하고 충격먹어 많이 힘들었었어서 더이상 기대도 희망도 없었는데,

올해 기적처럼 애기가 다시 찾아왔어요. 가뜩이나 걱정인형인 저인데, 매일같이 조금만 몸 이상해도 막 걱정되고 미치는,, 뭐 그런 예민한 상황이에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아직 임신한거 모르세요. 지난 번에 소식알리려고 전화했는데, (저희 엄마는 나르시시트에요. 엄마때문에 10년 전부터 힘들때마다 정신상담 꾸준히 받고있는데 아직도 극복을 못해서 제가 많이 힘듭니다.)

어쨌든 엄마가 전화받자 마자, 한바탕 그동안 자신이 열받았던 스토리들을 다 저에게 쏟아내고... 뭐 아버지욕, 친척욕, 자기 팔자타령 등등입니다.. 제가 잘 안받아주자, 그걸 핑계로 저한테 막말도 서슴없이 했어요.

 

그래서 그날 임신사실은 커녕, 전화도 허둥지둥 끊어버리고, 그 이후로 연락도 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연락을 해야하나 고민이에요.  엄마를 대하기 너무 힘들어요. 제가 임신한 상태가 아니어도 엄마랑 하루라도 같이 지내면 두통에 스트레스에 심장이 마구 뛰는데, 임신한 지금, 엄마로 인한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요.  엄마는 제가 임신한 걸 알면 저 사는 외국으로 오실 분이거든요. 분명 도와준다고 난리칠 게 뻔한데,, 문제는 저희 엄마는 외국에 와서 제가 먹고 싶다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한번 끓여주신 적 없는 분이고, 오자마자 자기 수발들게 하고, 제가 음식하는 것 마다 타박하시던 분이에요.

저를 직접 키운 것도 아니라, 애기 키우는거 모르시는 분이구요. 그러니 와봤자 저에게 도움보다는 부담을 주실 분이고, 정신적으로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줄 게 뻔합니다. 몇십년간 패턴이거든요.

 

이 와중에 임신 사실을.. 알리긴 해야할텐데, 언제 알려야할지, 어떻게 알려야할까요? 

정말 친정엄마라는 사람이 제 임신내내 제일 큰 스트레스인게 너무 불행합니다. 

밑에 글에 친정엄마랑 한번도  싸워본 적 없고, 늘 존경한다는 분들 글 보면서 너무 부러웠어요. 정말 복받으신 분들이에요. 저는 아기 낳기 전에도 상담 더 꾸준히 받을 생각이고, 우리 애기한테는 절대로 내 엄마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이 악물고 노력할거에요. 

애기 낳고 나면 솔직한 마음에선 엄마가 애기 봐준다는 핑계로 저한테 했듯이 제 애기한테 이상한 말을 한다거나, 이상한 사상을 주입 시킬까봐 그것도 걱정돼요.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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