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본래 버전은 그냥 사건의 흐름과 화려한 옷 화면 볼거리 집중했다면
감독판은 안나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아주 어릴 적 타고난 기질과 성장 과정 등을 면밀하게 보여주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요.
열심히는 살지만 가난한 집안, 하루 하루 그냥 사는거 외에는 아무 욕심 없는 부모 밑에서, 정반대의 기질을 가진, 상류층에 대한 욕구, 아름다움 추구, 가난하다고 무시받지 않겠다는 의지 등을 가진 아이가 태어났을 때 얼마나 그 삶이 힘든 건지 보여주네요.
힘들다고 그렇게 거짓된 인생을 사기치면서 사는 건 옳지 않다고 마지막 메시지를 주지만
왜 신은 기질 정반대의 집안에서 태어나게 했을까 하는 의문이 있어요.
송충이는 솔잎을 먹으면 살아야 한다는 건가
이게 정말 슬픈 게 사실 나도 내눈높이보다 낮은 가정에서 비슷한 기질을 갖고 태어나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죽어라 노력했고 많은 걸 이뤘지만 또 그만큼 잃은 것도 많아서 그런지 안나의 인생이 너무 짠하고 감정이입이 많이 됐어요. 보는 내내 괴롭더라고요
오히려 마지막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서 살아가는 안나가 차라리 가장 편안해 보였습니다. 저도 지금 혼자 살다시피 하는데 이게 제일 편안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