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있어요
그간 도시에서 한끼 맛있게 먹고 수다떨다 헤어질 땐 좋았는데
여행을 가보니 먹는 스타일이 완전 다르더라고요
전 적당히 먹고 딱 놓는 스타일이고
한끼 잘먹으면 그 다음끼는 소식해야 속이 편해요.
이 친구는 계속 먹는 것 생각하는 듯.
출발전부터 뭐뭐 가져가야한다 발 동동 구르고,
고기 고기 고기...
여행지 가서도 먹는거 부족하지 않을까 숙소 들어가기 전 늘 초조해 하는듯.
저는 그렇게 밤새 먹으면 잠을 잘 못자거든요-.-
그런데 내가 안먹으면 섭섭해 하고
여행 가기 전부터 많이 좀 먹어 그래요.
왜 그거밖에 안먹냐고 계속 그러고 권하는데
그 자체가 스트레스에요.
전 부모님도 먹는거 강요하는거 싫어해요.
전 친구에게 그래..많이 먹어~ 그러는데
친구는 계속 꺄아~ 이거 너무 맛있어.
난 이거 너무 좋아해...이걸
고기 한 판 먹을 때 한 3-4번씩 계속 그래요.
전 좀 운동과 식이로 관리해서 마른 편이고 친구는 보통인데
자꾸 자기 통통한 배를 자기는 사랑한다며 감사하다고 막 그러는데..
저는 속으로..
나도 내 몸이 싫어서 관리하는건 아니야....
나는 내 몸 컨디션이 언제가 베스트인지 알아서 그걸 맞추는 거야...이러죠.
스타일이 잘안맞는구나...이제야 조금 느껴져요.
숙소에서 같이 티비나 넷플볼때 끊임없이 추임새를 소녀처럼 달아요
극중에서 한 마디 하면 아~ 재미있다, 웃기다, 어머 어머..저거 봐...
박수 치고..막...
좋게 말하면 소녀같은데, 저는 오히려 몰입이 방해된다고 느끼고요.
그래서 밤이 되면 그냥 정신이 다 빠지는거 같은 그런 느낌요.
그래도 전체 여행은 75-80점은 돼요
서로 분담해서 일도 잘하고, 식당 같은거 조율도 잘 되고요.
딱히 서로 스타일 강요는 없는데 은근한 분위기의 압박감이
그 친구도, 나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에겐 소중한 관계이고 수다 잘 맞아서
여러 번 계속 가게 되는데
갈수록 전 말이 없어지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