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3살때 어머님 집 나가셨죠.
친척집에서 고등학교때까지 얻혀 살면서
사촌들에게 성관련 학대.
제 방한칸도 없어서 바람 들어오는 창고에 생활.
겨울에 참 추웠던 기억이
찬 바람 부니까 다시 훅 느껴져요.
사촌 형제는 셋 모두 남자였고.
여자는 유일하게 저 였기에
살림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살림하고
살림을 얼마나 해댔는지 지금 글을 쓰면서
살림하고 살림하고.. 계속 쓰네요.
시골중 깡 시골이라
그 식구들 빨래를 손으로 했다면 주작이라고 하겠죠?
설거지를 빨간 다라이에 모아 맨손으로 했다면 못 믿겠죠.
초등학생이 텃밭에서 깻잎 따다 간장에 무치고
시금치 캐서 무쳐 놓고..이런거 다 거짓말 같겠죠.
저도 믿을 수가 없어요.
그 어린 소녀는 깻잎을 한장한장 져미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하아..내인생..
온 살림을 맡아하고
저녁에는 그 사촌들 돌아가며...
..하..그 생고생을 하고 살았어요.
겨우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공부를 해본적도 없어요. 책상 한 칸도 없었죠.
고3때 학교에서 취업 시켜줘서
작은 회사 경리로 취직.
간단한 수학도 잘 안되는 수준이라
계산 하는게 많은 직장이라 두달만에 퇴사.
무작정 서울 올라와
국비로 기숙 가능한 간호학원 등록해서 개인병원 취직.
(지나가며 본 전단지가 제 인생을 구했어요)
이후로 인간다운 생활을 했어요.
병원에서 좋은 직장 동료도 만나고,
좋은 사람과 평범한 연애도 하고.
운 좋게 직장 동료 오빠를 소개 받아
결혼도 했어요. 신은 절 버리지 않았는지
마음도 선한 남자고 직업도 좋은 편이에요.
(*남편 직업을 적었다가
이 정보로 저를 알 수 있을 수도 있겠다고
댓글로 삭제가 좋겠다하여 남편 직업은 수정해요.
고맙습니다.)
85년생 제 인생입니다.
저는 바닥 끝에서 병원에서 일하는
여자로 인생 역전했어요.
그런데 주변 동료들은 바닥을 쳐버린 인생이
제가 바라고 꿈꾸던 인생이에요.
미대 졸업 후 이거저거 하다가 온 사람도 있고
(이게 동료이자 시누이^^;;)
심심해서 병원 다니다 아빠 회사로 갈 사람도 있고
부잣집 막내딸도 있고.
아, 제 기준에 부자에요.
양부모 살아계시고 아버지가 연립주택 건물 두개 있대요
중고등학교때 늘 과외했었고..근데 놀았대요ㅎㅎ
이 기준은 저에게 부자동생ㅎㅎ
다들 따순 밥에 사랑 받으며 컸더라고요.
나름 중소도시에서 30평대 아파트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아파트 자랑은 아니고 그냥 좀 제가 대견해서...^^;;
실 바람드는 창고에서 이 만큼 성공했으니!
아이들 덕분에 동네 엄마들 교류도 있는데
다섯명 모두 인서울 4년제 나오고..
친정엄마가 늘 오셔서
반찬도 해주시고 아이도 돌봐주고..
엄마들끼리 만나면 아이 얘기, 대학 얘기를 꼭 해요..
대학때 동아리가 어쩌고, 누구엄마는 무슨과였어?
이런거 자연스럽게 묻고.
저는 농담을 잘하는 캐릭터라서
제가 키 미모 성격 모두 다 되는데
학교 얘기만 나오면 쑥쓰러워지니
노코멘트하겠어 하하하. 하면
다른 분들은 에이 뭐 어때~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안 묻고 스킵 되었어요.
평소 동네맘 사이에서 괜히 주눅이 들기도
그들이 부럽기도.
자격지심도 느껴지기도 하고요.
다만, 다섯집 남편중 우리 남편이
가장 자상하고 저를 사랑해줘서
그 엄마들이 부러워해요^^
그래도..그래도..어딘가 한쪽에 쪼그라진 제 마음들.
동네엄마들에게 조차
사랑 받고 싶어하고 저를 빼고 만나면
괜히 서럽고 서운하고 내가 뭐 미운짓 했나? 싶고요.
이런 마음 티 안 내고 싶은데
저도 모르게 그 분들께
나 빼고 저녁 먹었었다며? 잉~나도 그때 시간 많았는데~
농담반진담반 말하는 쪼잔한 모습.
그 엄마들이 절 싫어하지 않는 건 알아요.
응~그때 애들 하원 시키다가
애들이 놀이터로 우루루 갔고.
집에 안 간다 애들 땡깡펴서 늦어져서
우루루 또 밥집으로 갑자기 갔었어.
이렇게 솔직히 다 말해주고 쿨해요.
아 쪼잔한 제 마음만 들키고 싶지않네요.
제 글 밑에 비밀을 털어놓고 후회 한다는 글 읽고
저도 써봤어요. 말 할 수 없는 비밀.
제 출생과 학창시절까지 고달픈 일생은
이 세상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거에요.
관 뚜껑 속에서도 말 하지 않을거에요..
그냥 이렇게 언제나 해맑은 여자처럼
저를 숨기며 살거에요
그런데..오늘 아침은 남편에게 조차
가면을 쓰고 사는 제 모습이 불쌍하고 처량하기도 해요..
하지만 다시 힘내서
아이들에게 가장 웃긴 엄마로 가면 쓰고
우리 사랑둥이들 잘잤어.우쭈쭈 해주러 갑니다!
아이들이 학부모 참여수업때
우리 엄마가 제일 예쁘고 날씬하고 최고였대요!
자존감 10프로 올랐어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