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는 왕따도 당해봤고요.
단체 생활에서 인기있는 타입은 아니었어요.
근데, 마흔 넘어가면서부터 남녀불문 초절정 인기녀가 되어가고 있어요. 특히 저보다 4-5 세 정도 나이 많은 분들께 인기 폭발. 주변에서 말이 나올 정도로요.
첨엔 저도 몰랐죠. 갑자기 그리 된 게 아니라 어느날 부터 천천히 그렇게 되더니 요샌 4-50 대 들이 모인 곳(동창회 비슷한 그런 모임 종교 모임 취미 모임)에 가면 어느새 제 주위에 사람이 모이고 다들 제게 친절해요.
비결이 뭘까. 생각해 봤는데
결론은요. 저는 아주 굿 리스너거든요.
저도 40 중반이지만, 40 넘고 50 되면 다들 꼰대력이 나오는 거 같아요. 말이 많아지고 가르쳐 주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남의 말은 듣기 싫고 내 살아온 삶 자랑도 하고 싶고(하소연은 친분이 많이 쌓인 뒤에) 근데 문제는 그 연배가 되면 대부분 듣기는 싫어지나 보더라고요. 내 말만 하고 싶어지는 듯. 말을 하고 싶은데 들어주는 사람은 없으니 어쩌다 잘 들어주는 사람이 나오면 무작정 반가운 거죠.
근데 저는요, 남의 말 듣는 게 왜 그리 재미있을까요. 아무 쓸데없는 TMI 조차도, 아니 tmi 일수록 더욱 재미있어요. 누가 무슨말을 해도 일단 눈을 반짝이며 최고의 집중도를 보여줘요. 저는 재미있거든요. 그 말이. 뭔가 진짜 다양한 인간희극을 보는 기분이라. 재미있게 듣다보니 리액션도 찰져요. 게다가 저는 내 말을 하고자 하지 않거 든요. 아주 충실하게 열심히, 니 말이 세상에서 젤 중요한 말이니 열심히 듣겠어. 하는 자세죠 늘.
그러니 요즘 제 평생 누려보지 못했던 단체생활 속 인기녀의 삶을 살아요. 평생 날 찾는 이가 이리 많았던 적이 있었던가 싶네요.
그러면서 느끼는 점은... 사람들은 정말 말을 하고 싶은 욕구에 꽉 차있구나. 하는 거고요. 저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다들 많이도 외롭구나. 하는 거예요.
아래에 말많은 직원 얘기가 있어 써봐요.
아, 저는 말하고자하는 욕구가 없냐면, 아니요. ㅎㅎ 저는 제 말하고자하는 욕구를 82에 풉니다. 지금 이렇게요. 이렇게 제 욕망이 다 채워지니 오프에선 굳이 말 하고자하는 의지가 안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