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예전 얘기인데 이 증상 우울증탓이였을까요

과장보태서 한글 막 떼던 순간부터 평생을 해오던 취미이자 부업이 있었어요

별 고민도 고통도 인내도 없이 손만 가져다대면 슥슥 완성하고 발전하는 그런 작업이였어요 

저를 설명할때 언급되는 칭찬거리 중 하나였어요

아 그 ○○잘하는 걔? 이번 ●●도 당연히 걔한테 맡겨야지 이런 소리를 지겹도록 듣곤했죠

 

 

그러다가 몇년전이였네요

외출도 안하고 울고만 지내던 시기가 있었고

그때 공부나 독서 아니면 운동같은것도 당연히 중증 우울증답게 하지못했지만

부담없이 진행하던 그 부업조차요

손하나 못건들고

책상에 앉아서 시작할 염두도 못하고 멍하니 있기를 반복했어요

머릿속과 일기장엔 앞으로 만들어야하는 작업이 산더미였고 어떤 과정으로 어떤 결과를 내야하는지 잘 알고있음에도 시작조차 하지못했어요

마치 걷는걸 잃어버린 사람처럼요 발을 바닥에 내면 되는걸 머리론 아는데 발을 언제 어느 순간에 딛지? 생각하느라 아무것도 못하는 환자처럼요

 

 

부모님 도움으로 우울증에서 벗어나 다시 밥먹고 운동하고 씻고 웃을수있게 되었고 얇은 소설책을 읽기 시작하고 학원도 다니게 되었지만

이상하게 그 부업만은 여전히 손도 대지 못했어요

짜놓은 계획이 산더미인데 시작조차 못했었어요

 

 

사소한 계기로 다시 작업을 시작할수있게 되었던게 올해의 일이예요 하지만 여전히 그 당시 구상하던 아이디어는 생각만해도 숨이 턱 막히고 손이 안움직여서 일기장 한구석과 기억 한켠에 모셔놓고있어요

 

 

머리론 분명 열심히 구상을 하는데 몸만은 안움직이던 그때가 이해할수가 없어요

우울증탓이였을까요 아님 나이먹은 사람의 아집 또는 누구나 오는 슬럼프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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