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40대 교수 좋아하는 학부생이 없다니요

몇년 전에 모 대학 진로 수업 특강 강사로 일했었어요.

이 수업 특징이 수강하는 학생 모두 교수 혹은 강사(담당 교수가 주로 수업하고 저는 일부 수업 하는 형태)와 일대일 면담을 해야 학점 인정이 됐어요. 

그래서 강의 초반에 학생들 신청받아 면담 스케줄을 짰는데 막판에 담당 교수님 일정이 너무 바빠져 그 분께 신청했던 학생 중 변경해도 괜찮다고 하는 경우 제가 면담 진행했어요. 대부분 면담자 변경해도 상관없다 했는데 한 여학생이 끝까지 교수님과 하겠다길래 그러라고 했어요. 뭔가 촉이 찜찜했지만 알아서 하시겠지 했는데, 그 교수님이 어느날 매우 정중하지만 간곡하게 저더러 내일 몇 시에 시간 되시면 혹시 면담에 배석하실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저야 그 분을 그 수업하며 처음 뵈어서 친분 있는 사이는 아니라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러겠다고 했어요. 

갔더니 그 여학생이었고 제가 들어가니 눈에 띄게 표정이 변하면서 자기는 교수님과 면담하기로 했는데 선생님도 같이 계시는 거냐고 대놓고 묻더군요. 교수님이, 학생 전공이나 진로 쪽은 선생님(저)이 더 전문적인 조언이 가능하셔서 어렵게 시간 내주십사고 부탁드렸다 하는데도 자기는 교수님과 면담하려고 온거라고 계속 그러길래 제가 나가겠다고 했더니 교수님이 정말 난감해하더군요. 그 때가 11월말이었는데 그 학생 상의는 오프숄더에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왔어요. 성폭력 피해자 옷차림 탓하는 거 저도 말도 안된다 생각하지만 이 경우는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결국 제가 나가니 그 교수님 연구실 문을 활짝 여시더군요. 후일담은 모르겠으나 그런 학생도 있어요. 그 교수님은 40대 중반이었지만 동안이긴 했어요. 객관적으로 잘생기진 않았고요. 학부생 눈에는 교수라는 지위가 환상을 갖게도 하는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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