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특별히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사람

친구와 지인의 중간 쯤 관계에요.

일로 알게 되었는데 성향이 비슷해서 1년에 서너번 밥 먹거나 차 마시는 사이가 됐어요.

둘 다 결혼했고 비슷한 연령대 아이 키우고요. 

남편들 성향도 비슷해서 무심하고 이기적이고 비정상적인효자에요. 어쩌면 이 포인트에서 더 쉽게 가까워졌는지도요.

저는 남편에 대해 이제 기대도 없고 싸우지도 않고 하우스메이트로 살아요. 아이는 성인이라 독립했고요. 퇴근해서 집에 가면 간단히 먹고 운동하고 집안일 좀 하다 자는 루틴인데 즐거움이나 기쁨 같은 감정을 느껴본지 오래됐어요.  이런 상태에 대해서도 이제 무뎌져 슬프거나 우울하지도 않아요. 지병이 있지만 크게 통증이 있지는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고요. 제 삶을 참 힘들게 했던 시부모는 이제 돌아가시고 친정 부모님 편찮으시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어서 이것도 다행이라 생각해요.

이 분의 생활도 비슷한데 차이는 죽음을 생각한다는 거에요. 저는 지금 죽어도 미련은 없지만 굳이 스스로 죽으려는 생각은 없어요. 이 분은 자기가 죽더라도 크게 영향받을 사람이 없고, 가족 누구와도 정이 없어서 자기 삶을 지탱해야할 이유는 안된다고 해요. 앞으로 남은 삶에 즐거움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더 커진 고단함과 괴로움만 기다릴텐데 굳이 더 살아야할까 싶다더군요. 이 얘기를 딱 한번 듣고 뭐라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듣고만 있었는데 이젠 심지어 동의가 되네요. 

감정적인 성격 아니고 매우 성실하고 무던한 성품이에요. 그런 사람이 딱 한번 저런 얘기를 하니 잊혀지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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