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 넘어서 그동안 내용만 알고 있던 키다리아저씨를 제대로 읽었어요.
주인공인 고아 주디가 열등감에서 벗어나 세상을 긍정적이고 확고한 시선으로 보게되는 성장과정이 엄마 마음으로 흐뭇하네요.
고아원에서 쿠키를 몰래 먹다가 들켜서 맞고 개처럼 묶여있었다는 이야기, 작은아씨들이나 미켈란젤로 등 상식에 가까운 것들을 몰라서 부끄러운 이야기, 고아원 시절에 바자회에 나온 옷을 입고 학교에 갔을 때 원래 옷주인 옆에 앉게된 굴욕감 등의 일화에서는 어른으로서 마음이 아팠어요.
게다가 의도하지 않았던 밀당 연애이야기에 연애세포가 몽글몽글 살아납니다.
편지 중간중간 보이는 키다리아저씨 저비스의 질투와 행동변화도 관전뽀인트.
키다리아저씨가 보낸 크리스마스 선물이 마음 깊어짐에 따라 달라져요. 익명의 후원자인 대학 1학년 때는 형식적으로 금화 다섯닢, 룸메이트 삼촌으로 얼굴을 보고난 2학년 때는 수표, 여러 차례 만나고 질투가 시작된 3학년 때는 직접 고른 7가지, 사랑이 깊어지고 질투가 절정에 달한 4학년 때는 무려 17가지. 되돌려 주려면 마차가 필요할 만큼이나요.
남자는 마음을 물질로 보여준다더니 시대불문이네요.
어린시절 읽었던 책을 나이들어 읽으니 추억으로 따뜻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