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느 분이 비슷한 제목의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제가 쓴 글인 듯 했어요.
결혼 후 바로 임신했고 이후 이십년 넘게 완벽히 리스로 살았어요. 이유는 아직도 몰라요. 외모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지만(미인대회 나가라는 얘기 자주 들었고 만삭 때도 50키로 초반) 이유는 아직도 몰라요. 제가 거부한 적은 없고 노력하자는 얘기 했다가 욕만 먹어 이후로 그냥 각방 썼어요. 리스만 문제면 좋았겠지만 문제가 참 다채롭게 많았어요. 잘생기고 직업 좋은 남자가 이십여년 전에 삼십대 중반까지 솔로인 이유가 있었을텐데 그 때는 그런 생각도 못했어요. 오만가지 일을 겪고 이제는 싸우지 않고 그냥 피하고 살아요. 맞벌이 했을 때나 지금 퇴직 후 프리랜서로 일하는데 한결같이 집안일은 백퍼 제가 다 합니다. 시집에 도리도 넘치게 했고요. 어제 그 분은 지금 상태가 참 편하다 하셨는데 저는 마음이 고장난 것 같아요. 해야할 일 꾸역꾸역 하는 거 외에는 즐겁고 좋은 게 없어요. 친구들이 만나자하면 잘 나가는데 그냥 듣고만 있어요. 영화나 그림 참 좋아했는데 이젠 뭘 봐도 감흥이 없어요. 남편 들어오는 소리 나면 가슴이 답답하다가 남편이 장기간 집을 비우면 한없이 마음이 편해지지만 인기척 없는 집에서 막막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남편을 증오했지만(객관적으로 잘못이 많아서 아들을 신처럼 떠받들던 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제게 미안하다고 하실 정도였어요) 지금은 저 사람도 나도 지금보다 좀 낫게 사는 방법이 있을까 싶은 마음이 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