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50대 부부의 평화로운 추석 연휴

 

아이들 다 독립해 나가고 친정어머니와는 지난 주말에 아버지 뵈러 납골당 다녀오고 시댁은 내일 만나서 식사하기로 한터라 어제 오늘은 부부끼리 조용히 지냈어요 

송편은 집앞에 너무나 맛있는 떡집이 새로 생겼는데 떡집 여사장님과 급 친해져서 이웃사촌이 되는 바람에 아주 예쁜 송편, 깨가 한가득 든 송편도 거기서 미리 주문하고 픽업하러 갔더니 떡집 여사장과 베프가 된 바로 옆 국수집에서 전을 바로 부쳐서 팔길래 송편과 전은 그렇게 해결!

떡집에서 떡사면 전은 1000원 할인 ㅎㅎ

 

연휴 첫날,

점심은 송편과 전으로 가볍게 때우고 백만년만에 홍대로 갔어요 

지하철 2호선이 바로 앞이라 타고 갔는데 지하철 안에 나이든 분들이 싹 사라지고 그나마 50대인 저희가 제일 노령층 ㅎㅎ

남편이 노인분들이 안 보인다고 하길래 다들 집에서 음식 하시든가 추석명절 호스트를 하고 계시겠지 했죠 

다들 놀러간다 어쩐다 해도 82나 주변을 보면 여전히 명절 챙기는 집들이 은근 많은 것 같아요 

오늘 아침 일찍 동네 숲에도 다녀왔는데 보통 이른 아침엔 어르신들이 반 이상인데 어르신들 싹 사라짐 

 

어쨌든 홍대에 내려서 소극장까지 찾아가는데 와.. 거기는 딴세상이더군요 

외국인들 반, 한국(다른 아시안일 수도) 젊은이들이 반이 물결처럼 떠밀려 다니는데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이 상당히 튀네요 ㅎㅎ

길거리 간판도 한글은 뜨문뜨문.. 언뜻 보면 무슨 태국 시장 길거리 걷는 기분

그래도 간만에 옛날 뽑기 팔던 곳에서나 보던 낮은 의자에 다닥다닥 붙어앉아 코 앞에서 신나게 연기하는 배우들과 주거니받거니 빠져들다보니 불꺼진 후에 무대인사 하러 나올 때는 아는 동네 이웃같은 친근감이 어느새 생겨서 이게 연극의 맛이지... 박수치며 흐뭇하게 나왔어요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역시 저희가 제일 노인 ^^

자리가 건너편에 하나씩 나서 따로 앉았는데 역을 지나면서 남편 옆에 자리가 났지만 저는 생각없이 그냥 앉아 갔는데 어느 역에서 제 옆자리 사람이 일어나니 남편이 얼른 일어나 제 옆자리로 와서 앉는 걸 보고 속으로 살짝 뜨끔... ㅎㅎ

바글거리는 아이들 속에 있다가 집에 오니 숨통이 트여요~~

오는 길에 심심풀이 강냉이 한봉다리 사와서 간단히 저녁 먹고 각자 영화 한편씩 보고 같이 또 다른 영화 보고..

연휴 둘째날인 오늘도 저희 집엔 적막도 흐르고 음악도 흐르고 간간이 영화 대사 소리도 들리고 커피머신 돌아가는 소리도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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