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후에 이혼 도장 찍고 법원 가도 정신적 타격이 전혀 없을 것 같은 부부입니다. 남편과의 대화는 콘크리트 벽에 주먹을 치는 느낌이에요. 동일한 사안을 보는 관점이 1에서 100까지 있다면 이 사람은 그 전제를 깨는 사람이거든요. 1에서 100까지는 내가 1혹은 100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는데 -2000 이러면 말을 이을 수가 없어요. 너무나 많은 스토리가 있으나 떠올리기도 싫고 하나만 들자면, 결혼하자마자 20평도 안되는 신혼집에서, 다 모이면 스무명 넘는 시집 식구들을 불러 명절을 치르자고 했어요. 이유는 시어머니가 연로해서인데 당시 60대 후반이셨어요. 그 때 안된다고 했어야 하는데 싸우기 싫어 그 말도 안되는 일을 한번 했더니 10년은 명절을, 그 후에는 제사까지 지냈어요. 재작년에 시부모 다 돌아가시고 제사는 여전히 지내고 있는데 시누이들이 며느리, 사위 봐서 못오게 되니 명절 차례를 성묘로 대신하게 되었어요, 22년만에요. 그랬더니 오늘 들어와서 비아냥대며 아~무 것도 안해서 참~ 좋겠네? 그러네요. 그동안 이십년 넘게 한 건 기억도 안나냐니 이십년 했으면 이십일년째는 안해도 되냐네요. 성묘로 대체하자는 거 자기 형제들끼리 결정해놓고 왜 나한테 그러냐니, 글쎄~ 왜 그러는지 잘 생각해봐~, 이러네요. 명절마다 준비 하나 도와준 거 없고 연휴 길면 차례 끝나기 무섭게 해외 골프 가느라 바빴던 사람이 내가 이십년만에 명절 준비 안하는게 그리 억울하냐 하니 참 팔자 좋다고 계속 비아냥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