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난생처음 정신과, 두 달 동안 약 복용한 후기예요.

증상

심한 pms- 예민, 짜증, 분노, 미친 사람처럼 변함

무기력증- 집에 오면 폭식하고 잠만 자게 됨. 취미 없고 만사가 귀찮음

폭식증- 다이어트 실패 후 요요, 강박 약간 있었음

불안증- 집 누수 피해로 잠을 자다깨다 했음

우울감- 세상살기가 막막한 느낌, 어머니 암 간병 5년,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다 생각

 

평소 성격

예민한 성격, 친구 없음, 자잘한 사고 자주 냄- 접시깨기, 멍 들도록 세게 부딪히기, 쏟기(주 4회 정도 왜 이러나 싶은 정도의 짜증날 사고)

 

제 성격탓인 줄 알고 참고 참으며 버텼습니다.

어머니 간병할 땐 우울한 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고, 5년이 흐른 현재, 제가 매수한 집의 누수로 이사를 못 가는 상황이 되었죠. 왜 이런 집을 사게 되었나 자책하고, 매도자가 날 속였군 하는 분노까지. 암튼 집은 계속 새고, 수리가 안 되어 이사 못 가고 있어요.

여름에 비만 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길래 정신과를 가게 되었어요.

어머니 간병 중에도 갈 생각을 못했었는데 말이죠.

 

아마 이 집을 사고 제 인생의 큰 흐름이 바뀔 모양입니다.

약을 복용한 지 두 달 되었고, 인생살이가 아주 수월해졌습니다. 사실 외부 상황이 달라진 건 없거든요. 그저 약의 도움을 받고, 그냥 편안해졌어요.

 

기타도 배우고 싶고, 인생에서 재미를 찾아보고 싶어졌어요. 다른 사람들은 이런 기분으로 인생을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제겐 큰 변화거든요.

 

Pms는 완벽히 없어져서, 생리 시작하는 줄도 모르게 와요. 남편과 매달 다투던 것도 사라졌어요.

 

제가 먹는 약은 프로작과 adhd 메디키넷, 불안증 약 입니다.

프로작만 3주 먹다가 adhd판정 받고 약 추가됐어요.

프로작 먹으면서 감정조절이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었고, adhd약 먹으면서 밝아지고 말이 많아졌어요. ㅎㅎ

 

오히려 조용해져야하는 거 아니냐고 여쭤봤는데, 약물 적응기라 그럴 수 있다고 조금 더 먹어보자 하셔서 5주간 더 복용합니다.

 

전 정신과에 편견이 있는 사람이었고, 정신과 문턱을 넘는 데 엄청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혹시 저와 같이 성격 탓으로 치부하며 고통을 견디는 분들이 계신다면, 병원에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 살도 3키로 빠졌습니다.

프로작과 adhd약이 식욕억제 부작용이 있답니다.

부작용으로 전 허리디스크와 이별하게 되었구요, 가벼운 몸으로 쌩쌩 날아다닙니다.

 

인생이 드디어 살만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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