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이 복을 발로 차네요

원래 차례와 제사 모두 시어머님이 주관하시고

전 고기 재서 가져가거나 잡채 정도 해갔어요.

그런데 얼마전부터 어머님이 손목을 못 쓸만큼 아프셔서

처음으로 이번 차례상은 제가 다 차리겠다고 자처했고

추석 열흘 후에 있는 시조부님 제사도 제가 하기로 했어요.

도와줄 사람 없어서 혼자 다 해야해요.

 

음식장만도 할 줄 모르지만 왠만한건 다 주문하고

모르는건 유툽 보면서 하면 되겠지 마음 먹고

명절인데 시부모님 좀 잘 드시라고

양념게장, 갈비찜, 잡채도 해가려고 미리 살 수 있는

재료들 쟁이며 준비중이였어요.

 

3일전 남편 어깨 주물러주는데 갑자기 제 왼쪽 어깨가

투두둑? 하는 느낌이 나며 근육이 끊어지는 느낌?

뭔가 잘못됐구나 싶었는데 어제부터 팔이 안 올라가요.

조금만 올려도 통증이 너무 심해 오늘 아침

병원문 열자마자 갔더니 석회석건염??

뭐 그런거라는데 석회조각이 떨어져 돌아다니고 있고

염증이 심하다고 해서 나 다음주 내내 음식 장만

혼자 해야 하는데 팔 최대한 쓸 수 있게 해달라고해서

주사 3대 맞고 충격파 치료에 물리치료 받았어요.

 

병원에서 바로 남편과 일 보러 가기로 해서

남편이 병원 앞으로 데리러 왔는데 제가 차문 열고

타자마자 남편의 첫마디가 " 여기 주유소 자동세차가

만원이래. 왤케 비싸냐"

어깨 아파서 쩔쩔매다 병원 다녀온 사람에게

병원에선 뭐래? 라고 물어볼 법도 한데 남편이

세차해야 한다고 노랠 하더니 세차에 꽂혔나보다 했어요.

 

근데 내 어깨가 어러저러해서 이런 치료 받고 왔다

얘기하는데 계속 세차비 얘기하며 말을 끊네요??

원래 8천원이였는데 언제 올랐지.

만원이면 넘 비싼거 아냐?

이마트 주유소 세차장은 오늘 하나?

 

제가 듣다가 완전 빡쳐서 난 얼굴도 못 본

당신네 집구석 조상들 차례상 차려줄 아내 어깨가

이 지경인데 안중에도 없냐고 소리 질러버렸어요.

사람이 병원을 다녀오면 빈말이라도 괜찮냐고 묻는게

상식이고 예의인데 나한텐 그런거 안 지키고 살기로 했냐고.

 

의사쌤께 남편 어깨 주무르다 삐끗했다고 하니

그게 지금 증상의 원인은 아니어도 발현될 계기가

될 수 있는데 누구 어깨 주물러줄 상태가 아니고

어깨 상태가 아주 나쁘다. 당분간 쓰지마라

소리 듣고  xx김씨 집구석 차례상 걱정부터 한

내 자신이 짜증나더라구요.

 

남편은 개똥만큼도 날 존중하지 않는데

양념게장에 갈비찜이며 다 왠말이냐 싶어지네요.

담주 월욜부터 출장가는 주제에

주말동안만이라도 걱정해주는 척이라도 제대로 하고

뭐 도와줄꺼 없냐고 물어보기만 했어도

어깨 수술을 받는 한이 있어도 혼자 어떡해서든

음식장만 쒼나서 했을텐데 다 때려치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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