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진상인가요

날이 너무 더워서 저녁은 포장, 테이크 아웃 하기로 했어요. 여긴 미국 시골이고 레스토랑 몇 개 없는 동네예요. 한국같았으면 냉면 사먹고 싶은 날씨인데 여긴 한국이 아니니까요 ㅠㅠ 좀 구석진 곳에 일식집이 생겼는데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 여태 못 가봐서 일부러 그 집에서 시켰어요. 다른 중국집보다 초밥이 두 배정도 비싸서 놀랐지만 그래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어요. 한창 잘 먹는 아이가 있어서 좀 넉넉하게 다섯가지 음식을 시키고 남편이 가서 가지고 오는 걸로. 초밥 세 종류에 에피타이저 두 가지. 근데 음식이 네가지가 왔길래 전화를 했죠. 초밥 하나가 빠진 것 같다고요. 그랬더니 두개는 한 그릇에 담았다네요. 근데 양이 너무나 적은 거예요. 저 그렇게 많이 먹지 않지만 그 네 그릇을 보면서 이걸 누구코에 붙이나 나 혼자라도 다 먹겠다 싶은데 남편이랑 아이는 또 어째 나는 그냥 라면먹어야 하나... 

 

전화 끊기 전에 프론트 직원과 이런 말을 했어요.

저: 솔직히 양이 너무 적은데요

직원: 쏘리, 하지만 재료비가 비싸서 어쩔수 없다고요.

저: 별로 안 미안한 것 같은데 쏘리라고 할 건 없고요

직원: 다음엔 양이 많은 품목으로 주문하는 걸 도와줄게요

저: 쏘리, 하지만 다음은 없을 것 같네요. 바이!

 

그러고 전화 끊었더니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과 아이가 경악을 금치못하겠단 표정으로 절 보더라고요. 왜 그런 말을 하냐고. 완전 진상이라고 난리가 났네요. 아니 그 정도 말도 못하고 사나요. 값은 두배를 받고 양은 절반을 주는 음식점 앞으로 갈 일 없다고 말한게 잘못인가요, 화내면서 무례하게 말 한 것도 아닌데? 잘 이해가 안 가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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