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오늘부터 정리 들어갑니다. 93일째

어제 홈쇼핑에서 제가 사려고 맘먹었는데 당췌 어떤걸 선택해야 할지 몰라 포기하고 있던, 여기서 유명한 쓰리스핀 물걸레 로봇청소기를 주문했습니다

이제 집정리, 청소는 더이상 신경 안써도 된다! 라는 해방감을 느끼며 잠시 쉬고 있는데 집에 있던 아너스 물걸레 청소기도 몇번 사용 안하고 집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게 떠올랐어요

내친김에 청소기 돌리고 아너스도 몇번 돌려봤는데 새집처럼 반짝반짝 빛이 나더라구요

청소기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있던것도 활용을 잘 못해서 그랬구나 하는 반성을 하면서 로봇청소기는 취소요청했습니다

아주 조금 신경 쓰는게 추가될뿐인데 제가 아무 신경도 쓰기 싫었던거예요

로봇청소기가 있어도 약간의 관심조차 줘야하는게 싫어서 얘도 또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정리하기로 맘먹고 실천중인 제가 집에 쓸만한걸 놔두고 다시 또 사려했다는것에 반성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걸 열심히 사용하다 쓸모가 없어졌을때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카페에서 한때 열풍 일었던 에어프라이어도 오븐과 전자렌지가 있으니 필요하지도 않았던 걸 필수품이라 생각하며 샀다가 몇번 사용도 안해보고 처치곤란해 했었거든요

저는 바쁜 직장인도 아니고 애가 어려 육아에 바쁜 사람도 아니니 꼭 필요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없이 살다 생각이란 걸 하게 되니 이제야 철이 조금씩 드는거 같습니다

 

둘째가 학교를 좀 많이 쉬다 다시 입학해서 잘 다니나 했더니 어제는 힘이 들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제 가슴이 쿵 내려 앉았습니다

저도 그 나이때 가끔씩 밑도끝도없이 가라앉는 우울감과 뇌가 멈춰버린듯한 느낌에 힘들어했던 적이 있었기에 지금 기분이 어떤지 얘기 안해도 잘 알거 같았습니다

그때는 정신과 병원도 잘 몰랐고 오로지 저 혼자 그 늪에서 빠져나오려 안간힘을 썼었는데, 그때부터 나를 찾기위한 탐구가 시작됐던거 같습니다

한단계 한단계, 그야말로 자기주도 학습으로 열공하여 알수없는 우울감의 이유를 찾았고 비로소 나 자신을 찾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일에도 제 감정이 흔들리는 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 아이가 다른 사람보다 유독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을때 잠시 크게 흔들리는건 사실입니다

쪽집게 과외선생님 처럼 그동안 제가 오랜세월 갈고 닦은 비법을 전해줄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것만큼은 철저히 스스로 해야하는 일입니다

그 당시 저는 친가족도 남보다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었고 경제적으로도 자립해야 해서 철저히 외로운 상태였는데, 제 아이에게는 내 마음처럼 꿰뚫어 봐주는 부모가 있고 환경이 아직까지는 뒷받침해줄만 하니 회복이 조금은 더 빠르지 않겠나 생각하며 내려앉은 심장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신적인 문제는 마음이 잘못 쓰여 생긴 병이니 그 마음이 가는 길을 바른 길로 안내만 해주면 됩니다

그러기위해선 부모가 먼저 마음자리를 잘 닦아야 자식 마음 자리도 잘 이끌어줄수 있는거겠지요

 

방금 작은애가 전화와서 한잠 자고 일어나니 많이 풀렸다고 합니다

한동안 왔다갔다 하겠지만 힘들게 하루를 버티는 모습에 응원하게 됩니다

남들처럼 잘 난 자식은 아니지만 인연따라 제게 온 자식이 너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모든 분들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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