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정착한지 10여년 되었어요.
그 동안 가까운 거리로 옮겨다닐 때마다 저도 따라 다녔죠.
지점이 근처에 많아서 몇 번 옮겼었네요.
그 분이 커트를 참 잘해요.
반곱슬인데 여직 펌 하며 살다가 그 후론 펌 안해도 머리가 맘에 들었어요.
지금은 나이가 나이인지라 뿌염만 하지만요.
한달에 한 번 가기도 하고 귀찮으면 6개월에 한 번도 가고 그렇게 10년이 지났는데
요번에 옆 지점으로 옮긴 첫 날에 뿌염 예약하고 갔어요.
뒷덜미가 간지러워 손을 댔다가 염색약이 손가락에 묻어서 휴지 좀 달라고 했더니
안그래도 바쁜데 이럼서 휴지를 건네줬어요..웃으며^^
이 때 빈정이 상했죠.
자기도 느꼈는지 잠시 후에 스텝더러 물티슈 한 장 가져오라고 하더니 다시 줬어요.
머리 감고 말리면서 제가 폰으로 맘에 드는 스타일 찾아보는데
같이 들여다보며 이렇게 하실거냐고..
제가 스타일이 예쁘지 않냐고 했더니..
얼굴이 예쁜 게 아니고? 하더군요.
네..맞아요..저 나이도 먹고 얼굴은 점점 커지고 살도 안 빠지고
미용실 거울 들여다보기가 참 서글픈 나이죠.
미용실 거울은 갈때마다 느끼지만 넘 리얼하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요.
아줌마 괴물이 앉아있는 듯..
자격지심인지 뭔지 모를 감정에 또 맘이 상했더랬죠.
티는 내지 않았어요.
상대가 웃으며 말하는데 그게 진심이든 아니든..
알아온 시간이 있는데 그 자리서 얼굴 붉히기도 어렵죠.
그 원장님은 40대 초반쯤 되는 남자분이고
평소 말이 많지도 않아서 참 편하기도 했던 분이고
뭘 권하는 법도 없고..
그 동안 다니며 기분 상한 일도 없었고..만족하며 다녔었거든요.
비록 큰 돈 되는 손님은 아니지만 진상도 아니고 꾸준히 머리 다 맡기고 다녔는데..
오늘은 괜히 자꾸 맘에 걸려서요.
다른 지점으로 간 첫 날이라 그 분도 어수선하고 맘이 바빠서 그랬나싶다가도
그래도 그렇게 편하게 대할 상대로 쉽게 보였나싶기도 하고..
잘 지워지지 않아서 여기에 풀어봅니다.
미용실 리뷰에 이렇게 적을 순 없잖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