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엊그제 오펜하이머 봤어요(스포)

3시간이어도 지루한 줄은 몰랐고

등장 인물이 많다 보니

조금 공부하고 갔으면 좋았을 걸 싶었죠.

뭔가 영화가 놀란 감독스럽지 않은  느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잘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제가 킬리언 머피 스타일의 얼굴

진짜 싫어하거든요.

배트맨, 인터스텔라에서 봤을 때도 정말 특이하지만

내 스타일 정말정말 아니다 이런 느낌?

이 작품에서 연기는 진짜 잘하더군요.

 

전에 킬리언 머피가 놀란 감독의 페르소나같은 존재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느 면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서도

자꾸 쓰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요.

 

같이 본 대학생 아들은

전반적으로 공포스러웠다는 감상이었어요.

제가 느끼기엔 특히 음향이 굉장히 긴박하고 강렬했어요.

화면 역시 흑백과 컬러를 오고가며 빠른 전개와

다다다다 따라잡기 힘든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고

보는 이로 하여금 전반적으로 공포감과 불안함을 조성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어쨌든 역사가 스포인 영화라

그의 핵무기 개발로 우리나라가 독립을 맞이한 건 사실이니

거기에서만큼은

저도 아무런 감상이 없을 수는 없었죠.

나찌와 일본이 나오는 2차 대전 영상은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리저리해요.

 

인간에게 불을 전한 프로메테우스가 독수리에게 심장을 쪼이는 벌을 받는 것처럼

오펜하이머 역시 핵무기를 개발한 대가로

핵무기의 아버지라는 명성과 비난을 동시에 받게 되었고

일본에서 원폭으로 엄청난 사상자를 낸 후

스스로  손에 피를 묻혔다는 자책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장면에서

천재의 아픔도 느낄 수 있었어요.

나찌 보다 먼저 핵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성공시킨 그의 삶도 

성공을 기뻐한 만큼이나 굉장히 고통스러웠겠구나 싶었죠.

 

트루먼이 

만든 건 너고

투하한 건 나라고 하는 부분에서

저 역시 정말 과학자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고민스러웠어요.

 

오펜하이머는 인간이 가지고 막 쓰기에는 너무나 큰 힘,

대량 살상 무기인 핵을 전세계가 공유하여 전쟁을 종식시키자고 주장했어요.

그리고 더 강력한 수소폭탄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반대 의견을 내었다가 

과거 공산당원이었던 가족과 주변 친구들과 싸잡아 사상범이라고 몰려 매카시즘의 희생양이 되었죠.

나중에 소련이 핵무기를 만들자 거기에 정보를 빼돌린 스파이라는 누명도 썼었고......

 

오펜하이머의 여성 편력은 엄청났대요.

아인슈타인도 장난아니었고요.

심지어 천재들의 천재, 폰 노이만은 대화의 대부분이 음란한 성적 농담이었다고 해요.

 

천재들에게 있는 인간적 결격사유

저 셋의 약점이 성적인 부분이라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아닌 천재들도 많지만.

 

하여튼

미리 공부 좀 하고 가서 보시면

훨씬 더 풍성하게 이해하고 볼 수 잇겠어요.

 

저는 추천합니다.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