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재수생 엄마입니다.

다음주에 9모고,

그 다음주에 원서 써요.

애는 감기에 걸려서 사흘째 코 푼 휴지가 산더미에, 컨디션 난조로 고생하고 있어요.

저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에요.

잠도 잘 못자고 심장이 두근거려요.

올해 수능 난이도가 오리무중이로 원서를 아직도 완전히 못 정했어요. 매일 하루에도 열두번씩 마음이 바뀌어요.

 

남편은 이번주에 오늘 처음 집에 들어와 저녁을 먹었어요.

본인도 힘들겠죠. 요 몇주 매일 야근이었고, 중간에 하루쯤 비는 날은 술을 마셨어요.

오늘 모처럼 집에 들어와 밥을 먹으며 한다는 말이,

손윗 시누가 지난 주말에 혼사를 치렀는데, 애는 신혼여행 갔고, 남편은 내려갔고(지방근무), 작은 애는 출장가서 집에 혼자 있을거라고,

큰일 치르고 허전할테니 저더러 전화 한통 하래요.

짜증이 확~ 올라와서 그런거 안해도 돼. .내가 지금 그런 인사 치를 정신이 있어보여? 했죠.

 

결혼식 다녀왔고,

그 결혼식 꼭 애 데려가야 한다고 우겨서 고2 둘째 학원 다 빼고 끌고 다녀왔고,

코앞에서 방실방실 인사하고 손잡고 축하했고,

축의금 백만원이나 했어요.

아무리 손윗 시누지만 보통은 혼사 치른 후엔 와줘서 고맏다고 그쪽에서 먼저 인사 전화를 하죠.

뭘 제가 나서서  이 와중에 먼저 전화씩이나... 집에 수험생이 있고 원서 쓰는날이 코앞인데...

 

짜증 나서 설거지 하는데 이번엔 또 달력보더니 다음주에 처형 생일이라고 잊지 말래요.

그 날이 모의고사 날이에요.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 싸 보내고 제가 하루를 무슨 정신으로 보낼지 알수 없는데,

그래서 아이고, 당신은 좋겠소,  오만데 다 신경쓸 여유가 있구만. 나는 그런거 없어.

그러고 말았죠.

 

밥 먹으면서도 내내.. 연예인 아무개가 어쨌다더라, 이런 소리나 하고, 밥 먹고는 티비 틀고 야구 보면서 안타를 쳤네 마네..

 

신경질 나서 방에 들어와 버렸어요.

 

올해도 애 입시는 애랑 나랑 둘이서 치르겠구나.

물리적으로 뭘 하란 소린 안할건데 최소한 이런 아픔이나 힘듬을 좀 나눠주면 안되겠니...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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