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족들 인생을 망쳤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어요
저는 아무래도 위중한 병인 것 같아요
고열량 음식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계속 빠지고
주변 사람들이 볼 때마다 다 놀라요
왜 이렇게 갑자기 말랐냐고...
검사 많이 받아봤는데 다 정상이라고 나왔지만..
췌장암 등 진단받은 분들 다 저랑 비슷한 과정을 겪으셨더군요
초음파 내시경 혈액검사 이상없음..
그냥 피곤하고 살빠짐..
그러다가 나중에서야 진단 확정..
제가 딱 그러네요..
애 낳고 키우면서 한 십년을 넘게
정신병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빈 집에 누워서 퍼먹기만 했어요
빵 과자 매일매일 라면 맥주
비정상적으로 배가 터질 듯 괴로울 때까지 먹고 ..
그런 생활을 한두달도 아니고 십년을 했으니
절대 온전할 리가 없죠
단 하루도 건강한 식습관으로 보낸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몸에 쏟아부은 지방과 당이
알콜중독자 술 마시는 것보다 더 몸에 나빴을 거에요
병에 안걸리면 이상할 정도로
한심한 생활을 했네요..
어제 생활고 겪으면서도 전업할 수 있냐는 글 올라왔는데
그게 저에요.
당장 빚더미에 올라앉아있는데
뭘 해야할지몰라 십년 넘게 멍청히 가만히 앉아서
매일매일 빚을 늘려가고 있어요
이 와중에 몸까지 너무 안좋으니...
아직 어린 아이들과 남편에게 얼마나 끔찍한 죄를 짓는건지
내 인생은 어차피 이미 망했지만
그들은 무슨 죄로 불행한 삶을 살게 될지
이 죄를 다 어쩌면 좋을까요...
너무너무 괴로워요
눈에 넣어도 안아플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죄스럽고
견디기가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