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밀라노에서 봤던 소매치기가 생각나서

이탈리아 여행에서 빠지지 않고 주의를 요하는 게 소매치기인데

전세계 사람들이 다 그렇게 알고 있는지

심지어 로마에서 공항으로 논스톱으로 가는 기차에서조차

외국인들도 자기 트렁크 2개를 자물쇠로 묶어 놓은 사람도 있더라구요.

이탈리아 갈 때마다 이미 집시나 소매치기를 봤던터라 이번에도

많이 예민했는데 결론적으로 이탈리아도 자체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는건지

집시는 본 적이 없었고 소매치기는 딱 두번 밀라노에서만 경험했어요.

지하철에서였는데 지하철이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여름에는 어느 시간대나 좀 붐비죠.

그러다 어떤 남자가 나한테 붙는 걸 느끼고는 동행 옆으로 딱 붙었는데

그러니까 그 놈도 별로 승산이 없다고 여긴건지 옆칸으로 가더라구요.

소매치기 하는 짓이 되게 뻔뻔하고 장비가 있던데 어떻게 하냐면 배낭 있잖아요.

그 배낭의 앞면도 뒷면도 아니고 옆, 사이드 있죠. 거기가 가로로 길게 구멍이 나있고

배낭 안에는 미리 천을 하나 소매치기 할 때 쓸 용도로 만들어서 들어 있어요.

그래서 소매치기가 일할려고 하면 자기 가방을 앞으로 매고는 가방 안으로 손을 넣어요.

그래서 가방 안으로 넣은 손을 이용해서 가방 안에 있는 천을 가방 옆에 뚫어진 구멍쪽으로 펼쳐요.

그러면 다른 사람은 그 천에 가려서 그 소매치기 손이 어떤 짓을 하는지

잘 안보이고 그 자는 그렇게 가려놓고 타겟이 된 사람 가방이든 뭐든

목표물에 작업을 합니다.

저한테도 그렇게 가방 안 천을 밖으로 펼쳐서 손은 안보이게 하고 작업하려고 했는데

제가 그때 차안에서 대화에 집중하느라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일에 신경 쓰느라

그 사람이 하는 일을 못 본게 아니었던 덕에

그리고 그 사람이 내옆에 있는게 조금 신경 쓰여서 그 사람과 일행을 주목해서 보고 있었는데

배낭에서 그것도 사이드에서 천이 나오는게 하도 희한해서, 배낭이 뭐 저런게 있지 싶은

마음에 빤히 보는 바람에 알아차린 거죠.

똑 같은 짓을 밀라노에서 두번 봤고

그 외는 관광객이 많이 가는 대도시 다른 곳에서는 다행히 한번도 못 봤어요.

그냥 직업인양 뻔뻔하게 시도하다 상대가 알아차리니까

아쉽다는 듯 옆칸으로 가는게 너무 황당했고 지하철 안에 있는 밀라노 사람들이야 

전혀 남의 일에 관심없고 걔네들은 핸드폰을 주로 통화하는데 쓰는건지

엄청 떠드느라 안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몰라요. 

하여튼 이탈리아 여행은 관광객으로서는 이것 저것 뜯기는 게 많은 곳이기도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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