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오늘 제 생일이에요. 축하 부탁드립니다.

오늘 제 생일입니다.

축하해 주세요.

지구의 세상 누구도 제 생일인 줄 모릅니다.

 

생일날 아침이면 엄마께 전화를 드렸는데 

엄마가 돌아가시니 몇 해 전부터 전화드릴 곳도 없고

밑동 뽑힌 나무로 서 있는 듯 헛헛함으로

그저 하루를 살아냅니다.

 

사춘기 아이의 지옥을 보내고 있고, 

이 지옥이 끝이나 있는지도 모른 채

어둠의 터널 속에서 전력으로 뛰는데도

다리는 움직이지 않는 듯하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둠에 갇힌 것만 같습니다.

 

오늘만큼은 아이들에게 질책보다는

따뜻한 말이라도 건네는 하루를 살겠습니다.

 

제가 계집애 낳았다고 신생아 보러 병원에도 안 와 본 시모.

그 아기가 벌써 고3 입니다.  

난임병원을 다니며 수없이 쏟았던 눈물속의 아기였는데..

돌아보니 세월 빠르네요.

저는 늙고 아기들은 크고.

사춘기 최절정 지옥을 보여주고 있는 동생이 있음에도

그 와중에 열심히 공부하는 제 첫째 아이.

 

저의 첫째 고3의 입시도 성공기원 부탁드립니다.

집에서 통학할 수 있도록

인서울 끝이라도 부디 붙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친정같은 82쿡  !!

 

 

 

PS 

아참,  저 칭찬도 해 주세요.

집에서 놀고먹는다는 소리를 듣던

20년 넘게 전업으로만 있던 제가 새벽 4시에 출근하며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등교시간에 반짝 집에 들러 애들 등교하는 거 보고 다시 출근.

적지 않게 솔찮히 벌고 있으니 정말 장족의 발전이죠?

매일 혼잣말을 합니다.

"엄마,  션찮다던 제가 이만하면 잘하고 있는 거죠?"

 

어느 날 새벽 문득 베란다 난간에  서 있는 저를 느끼고 

그래.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번뇌와도 싸우지만 

못난 어미에게서 태어난 아이들 성인이 될 때까지는 이 악물고 살아내려 합니다.

왜 맘대로 낳았냐는 아이의 물음에 답 정도는 될까요? 

 

부모되기 자격 고사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걸 싶어요.

그럼 저는 걸러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키웠는데 분노와 원망만 품은 생모도 아니라는 엄마가 돼 버렸네요.

물질적인 결핍도 자라면서 컸다고 하니 열심히 벌어서 조금이라도 충족해주고자 합니다.

 

아끼며 살림했던 게 아이의 마음에 병이 들게 했나 봐요.

물려 받고 물려 입히고.

저 또한 단벌에 운동화 하나로 사계절을 나고.

칭찬과 격려보다는 어디서든 바르다는 소리를 듣게 하고자

 질책과 꾸지람으로 잘못된 양육을 했습니다.

그렇게 못난 세월을 살았습니다.

애들한테 미안한 세월인데 다시 시간을 돌이킬 수가 없네요.

이제부터라도 바꿔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사합니다.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