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똑부러진 딸의 상처뿐인 승리

제가 2000년대 말 그 똑부러진 딸이었어요.

내 전공 내 직업 내 커리어 내 인생 다 내 선택에 따라 계획에 따라 대체적으로 맘대로 되었고

도덕적으로도 합리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내가 어질고 옳은데 그깟 시댁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문제는 그 남자와 시댁은 논리도 윤리도 관심이 없는 존재들이었던 거예요. 그리고 그런걸 처음 봤던 거예요. 그게 바르고 옳다고 해도 그래서...? 우린 상관없어!! 잘난척 하지마라! 이렇게 나오면 할말이 없어져요.

 

니가 잘못한건 없지. 그래 자기말이 맞아.

그래도 며느리잖아. 그래도 우리엄마야. 

사실 난, 우리는 결혼하면 돈벌어오고, 돈갖고오고, 떠받들어주고, 화풀이 받아주고, 우리들한테 우쭈쭈 우쭈쭈 해줄줄 알았지. 하고 끊임없이 가스라이팅하려 했어요. 

 

물론.

처음 몇년 기가 막히고 괴롭힘 당하면 논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이해하고 대화하고 해결하려 애쓰고 가스라이팅하면 싸우고 지지고볶고 나중엔 이들이 강약약강하니 저도 화내고 정치하고. 결국은 어떻게 보면 승리한거죠. 경제력도 발언권도...

 

남편도 겉으로는 뉘우치고 시댁도 안보려면 당장 안봐도 되는거고 화를 내도 아무말 못하니까요. 

그런데 저도 돌아보면 다 폐허예요.

신혼초 지옥이었고 아이 어릴때 너무 기막히고 환장하겠던 기억들만 있고 사랑은 애저녁에 없어져서 헛웃음 나요. 

 

똑부러지면 이상한 시댁을 극복은 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소중한걸 다 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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