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모님이 안 계시면 인생이 억울해요.

80년대 생입니다.

 

초등학교 때 땟꾸중물 흐르는 건 일상,

옷도 더럽고 지저분 친구들이 놀리지만..

어떻게 씻어야 하는지. 샤워는 얼마나 해야하는지.

양치는 언제 얼만큼 해야하는지 몰랐어요.

이도 누렇고, 머리에 이도 있었고,

팔꿈치, 복숭아뼈는 늘 까맸어요.

지금 생각하니 누구도 나랑 놀기 싫었겠어요.

 

맛있는 점심 도시락도 없었고..

배고파서 수돗가에서 물 마시고 그런건 없었지만..

단무지에 밥..이렇게 싸고 다녔던 거 같아요.

밥 먹고 반찬 뚜껑 덮으며 먹던 애...반찬이 챙피해서. 

 

정부미에 결연맺은 업체들의(?)

김치로 한해한해 먹고 살았어요.

 

생활보호대상자라는 단어가 지긋지긋 하게 싫었고

연말마다 김치 회사 로고가 박힌 옷 등등을

후원 받고 그 회사 직원들과 

인증사진 찍는게 정말 싫었어요.

 

병원가도 기초수급 대상자의 의료보험증은

달랐고 돈 안내고 가셔도 되요.

큰 목소리의 간호사도 너무 부끄러웠어요.

줘도 지랄이죠.....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도 못 하고..왜 공부해야하는지도 모르고

빨리 고등학교 졸업하고 취직 해야지 했어요.

학교에서 연결해준 취업.

작은 출판사 경리로 5년 다니고

 

새 삶을 다시 사는 건 대학뿐이다.

공부를 조금 해서 늦게 대학 문턱을 밟았어요.

 

캠퍼스 생활을 하고 애인을 만났고.

내가 흡연을 하면 부모없어 싼티 나는 애..

부잣집 친구가 흡연을 하면 쿨하게 인정.

 

제가 늦게 집에 들어가면 부모 케어 없으니 당연.

부잣집 친구가 늦으면 어이구 다들 챙겨주고..

저는 늘 조심하며 인생을 살았던 거 같아요.

 

잘 모르는 친구들의 친구, 무리에 있을 땐

허공에 전화도 했어요.

엄마, 나 오늘 좀 늦게 들어갈게 이해해죵~~

아니아니, 오늘만 늦는고야~~~잇힝~~^^

 

웃기죠..

왜 그렇게 살았을까요.

부모님이 없는게 너무 챙피했고.

 

이제 나이가 들어 부모님이 안 계신 친구들이

한 둘 생기는데

어느 지인이 그러네요.

천상 부모가 없는 고아랑

커서 부모님이 안 계신 사람은 다르다고.

 

리얼 고아말고,

30대 이후 고아가 된 사람이랑 결혼해야

유산은 있지만 시집 살이는 없다고.

 

그냥 헛헛해서 글 써봅니다..

 

다행이 좋은 남편, 딸아들 키우며

잘 살고 있어요.

 

저도 아이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려

열심히 일하고

사랑 듬뿍 주며 키우고 있어요.

맛난 음식을 먹어본적이 없어 잘 모르니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 만들어주려 82에 자주 오고요.

자식이 있는 엄마는 오래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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