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하고 여행 자주 가요.
패키지 싫어하고 항상 본인 주도로 계획짜서 원하는 곳만 가려고 해서 처음에는 싸우다가 한 10년 넘으니까 지금은 제가 다 맞춰 줍니다.
그런데 가서 꼭 싸우는 이유가 식사 준비 때문이에요.
전 원래 밥 싫어하고 서양식 너무 좋아해서 여행가면 현지식 잘 먹는데 남편은 꼭 밥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에요.
밥도 현지 한국 식당은 입에 안 맞아서 본인이 조리 도구를 이고 지고 가서 직접 밥을 해 먹느라 짐이 너무 많고 일도 많아 항상 중간에 지쳐서 짜증을 냅니다.
숙소도 취사 가능한 곳만 찾아야 해서 제약이 많고 아무리 한국에서 잘 준비를 해와도 부족한 게 있다고(이를테면 달걀이나 식용유, 심지어 후라이팬까지) 마트 찾아 한나절을 다 보냅니다.
전 한식도 좋지만 기왕 유럽에 왔으니 현지 식당 가서 먹어 보고 싶은데 아침은 호텔 조식, 점심은 맥도널드(배아플까 봐 현지 식당에 아예 가질 않으려는 것 같아요), 저녁은 본인이 준비한 김치볶음밥 같은 걸로 먹어야 합니다.
저렇게 먹는 게 불편하니 얼마아 힘들까 싶어 그 점은 제가 이해를 하면서도, 본인이 식사 준비에 너무 에너지를 많이 쏟아 몸이 힘들어 짜증을 내니 옆에 있는 저도 힘이 드네요.
여행도 동남아 이런 가까운 곳은 싫어하고 유럽이나 미국 같이 먼 곳을 좋아해서 일정이 길어 갈 때마다 식사 준비하면서 꼭 싸우는 것 같아요.
오늘도 독일까지 와서 점심은 KFC, 저녁은 달걀과 식용유 찾아 밤에 헤메다가 밤 10시 다 돼서 겨우 먹고 치웠습니다.
본인은 녹초가 돼서 말도 안 하고 누워 있어요.
한식만 먹는 분들, 1주일 이상 외국 여행시 식사를 어떻게 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