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고성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네요?

많이 길어요^^

 

요즘 당일치기 충동 여행의 재미에 빠져 즉흥적으로, 땡기는대로 저지르던 중...

마침 샌드위치 휴가인 남편과 아침에 일어나 어디갈까 하다가 고성으로 낙점!

후다닥 씻고 커피 만들어 텀블러에 담고 스낵 몇가지 챙겨 6시 반에 출발

안개가 짙게 끼니 평소 보던 양양고속도로의 풍경이 아니네요 

첩첩산중인 강원도에 들어서니 검은 초록빛 산이 안개에 휩싸이고 햇빛도 지나가는 차도 없어 약간 으시시

산과 산 사이 어드네서 킹콩 한 마리, 주라기공원의 티렉스 한마리가 튀어나와도 이질감 없을 정도 ㅎㅎ

 

 

2시간 반만인 9시에 고성 아야진 해변에 도착

조금 가셨지만 안개가 깔린 바다에 꽤나 높은 파도는 해수욕에 어울리지 않게 위험해 보였지만 막상 해변에 가보니 꽤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구역 내에서 파도를 즐기고 있었어요 

저는 해수욕엔 관심없고 모래사장 걷는게 목적인데 모래사장 퀄리티가 지금껏 가본 해변 중에 최고네요!

넘넘 고운 모래에, 파도가 쓸려간 자리는 푹신한 스폰지케잌마냥 발이 폭폭 들어가고..

인상적인 것은 해변에 건더기?가 없어요 ㅎㅎ

해초도, 조개껍질도, 쓰레기도,.. 뭣도 없고 그냥 깨끗하고 고운 모래에 푸르른 바닷물이 전부

아가들 딩굴어도 걱정없겠더라고요 

아담하고 아늑한 모양새에 깨끗하고 군데군데 바위가 멋드러진 해변 

 

 

두어시간 고운 모래 실컷 밟고 쉴새없이 부서지는 파도에 맞아도 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

82에서 고성 맛집을 많이 추천해 주셨는데 가는 길에 몇집이 있길래 가보니 아침 11시인데 벌써 긴 줄이...

줄서서 먹는건 딱 질색인 남편이라 줄 안선 해물철판구이집에 갔는데 저희가 들어가 앉으니 자리가 다 차서 그 다음사람부터는 대기로 넘어가더라고요 

각종 해물, 특히 낙지가 엄청 부드럽고 입에 꽉차 기분좋게, 맛있게 남김없이 밥 추가해서 싹싹 긁어먹었어요 ㅎㅎ

점점 불러오는 배를 안고 다음 목적지인 능파대로 고고~

 

 

이곳이 바로 오늘의 하이라이트!

여기도 82 댓글보고 들린건데 (정말 82 없었음 어쩔뻔..) 계단을 올라가 파도에 닳고 닳아 해골같기도 하고 공룡알 화석같기도 한 기괴하고 이국적인 바위들 꼭대기에 올라가니 이건 또다른 바다!

한국의 바닷가는 그냥 동해 서해 남해 바다인데 여기서 본 바다는 갑자기 태평양 위에 올라선 느낌이랄까

(물론 동해바다가 결국은 태평양이지만 스케일과 비주얼이 한차원 높아지는.. @@)

유난히 파도가 거세게 높이 치고, 바위 절벽을 때리며 하늘 높이 부서지는 포말은 끝없이 터지는 하양 불꽃놀이를 직관하는줄

게다가 바닷물과 파도의 색깔이...... 알라스카 빙하나 얼어붙은 바이칼 호수의 하얗다 못해 옥색과 하늘색 어딘가의 푸르름이 밴 그 때깔, 파도가 넘실대며 사방천지로 새하얗고 푸르게 흩어지는데 너무 아름다워 거기 멈춰 한참을 바라봤어요

여기는 그냥 가서 보고 또 봐야할 곳이라는 생각뿐 

 

 

능파대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떼어 자작도 해수욕장으로 갔어요

스노클링이나 스킨스쿠버, 서핑하기에 좋은, 멋진 바위들이 널린 곳인데 해변이 오목하고 모래사장이 가파르게 경사진 것이 인상적

오늘같은 날씨엔 제한구역이 많아 날씨 좋을 때 가면 좋을듯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씩 하며 바다멍 좀 때리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왕곡마을이라는 민속마을에 들렸는데 산과 들판 중간에 뭐가 있으려나 했는데 아주 정갈하고 손이 많이 갔을거라 짐작될만큼 깔끔하면서 아담 친근한 집들이 모여있네요

제 외갓집이 집 앞 작은 냇물 위에 만들어진 시멘트 다리를 건너서 집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여기가 그렇게 꾸며져 있어서 외갓집이 생각났어요

민박도 하고 먹을 것도 팔던데 세상 조용하니 냇물 소리와 새소리만 들리고, 야생화들이 이쁘장하게 가득 피고 나비들 날아다니어 사진찍으니 그림~

 

 

돌아가는 길은 올 때와 다른 길이었는데 설악산을 지나오다 보니 산꼭대기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도 어쩌다 보고, 알프스 마을처럼 노란 석양빛에 산중턱에 모여있는 집들의 그림자가 지는 그림같은 모습도 보고, 소양강의 잔잔하고 평화로운 풍광도 보며 알찬 하루 여행을 마쳤어요

집에 와 길가서 사온 옥수수를 쪄보니 쫀득쫀득 찐 찰옥수수네요 

나머지 한자루는 내일 아침 쪄서 옥수수 좋아하시는 시댁에 배달 예정

다시 한번 오늘의 결론은 능파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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