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골살이 : 바퀴벌레가 내 다리를 지나가는건 너무 하잖아요?!

지지난주에는 비가 너무너무 왔습니다.

베란다 비슷한 곳에 토방에는 비가 고여있고

 

앞마당에 차가 빠져서 

안 움직이길래 

차에서 내렸더니 

그대로 슬리퍼는 진흙에 처박혀서

한걸음 내딛었을땐 

 

여기가 보령인가 싶게 

부드러운 진흙에 맨발로 쑥 빠져들었습니다.

 

그래도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비가 그치고 

무더위가 시작되니

현관앞에 던져놓은 

크록스 신발은 

진흙속에서도 살아남은 생명력이 무색하게

깔창 본드가 녹아서 떨어지고 

낡은 버켄 신발을 꺼내 신으니

얘도 다음날 아침에 또 본드가 녹았어요.

 

사실, 얜 집 옆으로 던져놓았는데

딱 거기까지만 그늘이 안생겨서...

또 신발 하나를 잃었네요.

 

낡았지만 신을만 해서 

못버리고 있었던터라서 

신발장 정리의 기회로 삼고 

아쉬워 하지 않으려도 합니다.

 

징검다리 연휴인지라

아주 오래간만에 남편이 시골집에 왔습니다.

 

막힌 수도 필터도 갈고 

커튼도 새로 달려고 왔지요. 

 

그동안 준비한 비장의 맛집 목록을 남편에게 공개하고

20분 거리에 맑은 물이 흐르는 

아무도 없는 계곡도 데려가서

의자 놓고 발담그며 해가 질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맛집에서 밥을 먹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불을 켜니 

귀뚜라미로 추측되는 애가 가구 밑 어둠속으로 도망갑니다.

걘 잡으려고 가구를 들출수는 없습니다. 

 

그냥 잊으려고 냅두려고 쇼파에 앉았더니 

다리가 간질간질 합니다.

 

작은 바퀴벌레가 다리를 기어오릅니다.

돈벌레가 살면 

바퀴벌레 없다더니

다 뻥인가 봅니다.

 

얜 죽여야 겠다고 생각해서 

죽였습니다.

 

인도보다 낫다 생각하고 산다고 했더니

저보고 

아무리 그래도 인도랑 비교하냐던 댓글도 있었는데요.

 

태어난김에 세계일주에 나오는 

Reh라는 인도 마을에 

14시간 버스 타고

사막을 20시간 목받침도 없는 차를 타고 

다녀온적도 있는데 

 

거기서도 바퀴벌레가 나를 기어오른적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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