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딸 입장이구요. 초등 아이 둘 키우는 워킹맘으로 5년 해외있다가 귀국하면서 바로 복귀했어요. 부모님은 저는 보지도 못하고 방학인 아이들만 일단 지방 친정부모님께 남편이 데려다 줬습니다. 일주일간 저는 서울 집 이것저것 준비하며 출근, 남편도 지방 근무했어요.
그러다 금요일 저녁이 되어 몇년간 못 본 부모님도 뵙고, 지방의 다른 형제도 뵙고, 일주일이나 못 본 제 아이들도 본다는 마음에 내려왔어요.
지금쯤이면 하하호호 그동안 하고싶었던 이야기들 나누며 좋은 시간 보내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저랑 엄마랑 다투고 울고 불고 집안 분위기 말이 아니네요.
제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엄마가 한 첫마디가
둘째가 슬리퍼를 사줬는데도 말을 안 들어서 아랫집서 난리라고 어떡하냐고.
울아이들이 아주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 뛰었냐고, 아랫집이 특별한 사정이 있어 집에 계속 있는 분이냐 아빠한테 여쭤봤더니 그건 아니고, 출근하는 젊은 부분데 둘째 걷는 발소리가 그래서 그런가보다 해서. 제가 그래? 아고. 아랫분들이 별나시네. 그동안 절간같은 집이었을텐데 그래도 손주 온 일주일 좀 봐주지~ 라고 말했어요.
이 한마디에 엄마가 아랫집이 별나다하지말고 잘못된걸 고쳐라. 그집 입장을 생각하라 저를 마구 야단을 칩니다. 저도 조심하지 그랬니. 슬리퍼신고 조심조심 걸어. 서울에서 우리집은 1층 아파트라서 다행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캐리어에서 가져온 선물도 풀고 잘 지냈냐 아빠도 좋아보인다 집이 어디가 달라졌네 화제를 바꾸려는 나한테 엄마가 계속 그 층간소음 얘기입니다. 정말 너무너무 심하게요.
엄마, 5년만에 온 딸이 앉지도 않았는데 할 이야기가 그것밖에 없어? 애 살살 걷게 혼내라고? 난 평소 조용한 집이 손님와서 며칠 시끄러움 그런가보다 해. 그집이 좀 별난 편이네. 이제 데려가잖아.
그집 입장을 생각해봐라. 입장을 바꿔봐라. 엄청 난리예요.
제가 여기서 폭발했어요.
엄마는 생판 모르는 남의 입장과 기분은 그렇게 연연하면서 나의 기분은 왜 생각하지 않냐고. 몇년만에 집에 온 딸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냐고ㅡ여기서 저도 언성 높아졌어요.
엄마는 내가 그집이 별나다고 말하면서 내 자식을 고칠 생각이 없어보인게 잘못이라고.
저는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애 혼낼 생각 없었고, 오히려 평소 엄한 편이예요. 일주일이나 떨어져있었던 적이 처음이라, 일단 반갑게 만나서 얘기하고 차근차근 물어볼 생각이었고. 그 집 별나네. 이런 얘기 가족끼리 왜 못하냐고. 그렇게 왜 생각하면 안되냐고.
그집이 별나다고 생각하는 내 생각이 틀렸대요. 그생각이 틀려서 오년이든 십년이든 틀린건 얘기해야된다고 무한반복하십니다.
결국 다투고 둘 다 울고 너무 마음이 상해요.
매사 이런식이예요.
받은것없이도 저는
엄마 인생에 훈장처럼
최고의 성취를 이뤄내는 자랑스런 딸이었는데...
왜 이렇게 박한지.....
이번에 아이 둘 닷새 맡겨본게 처음이었어요. 출산할때도 맡겨본적이 없어요.
해외생활할때도
EMS박스 가득
친정엄마가 소소한 간식거리, 반찬보내주는 분들이 부러웠어요.
저는 딸에게 사랑과 지지를 보내는 따뜻한 엄마가 되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