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오늘부터 정리 들어갑니다. 65일째

큰 것들은 다 치우고 자잘한것들만 남으니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집안 풍경입니다

 아이둘이 각자 따로 생활하게 되니 집에 있던 그릇과 냄비등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처치 곤란이었던 물건들이 사용처를 찾아 떠나게 되니 후련합니다

백화점 주방용품 코너를 돌며 신혼집 살림 마련하듯 이쁜거 골라가며 사준것들은 눈치 빠른 작은 애가 들고 가버렸고 그런것에 좀 덜 민감한 큰애 집에는 보잘것 없는 것만 남겨져 있는데, 이제는 백화점 돌아댕길 에너지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집에서 예쁜것들로 골라서 보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일주일이 다 돼 가는데 왜 안보내냐는 말이 없는거 보면 아직 집에서 컵라면도 안끓여 먹는거 같습니다

오늘은 큰 아이에게 보낼 주방용품 꺼내 한쪽 구석에 뒀습니다

다이소 가서 뽁뽁이 사다 포장해서 보내주면 부엌도 한결 가벼워질거 같습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님 제사를 올해부터 저희 집에서 할 예정이라 제사용품이 많아도 어쩔수 없이 보관해야 합니다

큰 냄비나 그릇들도 일년에 딱한번 쓰기 위한것이지만 필요한것이니 보관해 둬야 합니다

 

결혼하니 저도 시어머니가 장난아니게 파워 있고 말씀도 거침없으셨는데 저는 상처 받을때도 있고 때론 강력하게 반항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시부모님께 해야할 일은 하고 마찰이 생길땐 맘에 담아두지 않고 바로 반박했습니다

시부모님과 며느리간 생각 차이를 이렇게 좁혀가며 살아온것이지요

작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님 혼자 남으셨는데 다른 자식들에게 재산 다 넘겨주고 개털(?)된 지금에야 저를 자꾸 찾으십니다

맛있는 음식 해놨으니 먹으러 오라구요

전 또 손맛좋은 어머님 음식에 혹해서 달려갑니다

 

다른 아들, 며느리 섭섭한 말씀 자꾸 꺼내시는데 이제 그만 잊으시라고 합니다

혼자 계셔서 섭섭한 일만 자꾸 떠오르는 거 같은데 과거일 생각하면 저도 어머님께 할 얘기 넘친다구요

과거 일로 오늘까지 힘들게 살지 마시라고 당부드립니다

저까지 발길 끊을까봐 안절부절 하시는 모습 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자식 위해 한평생 일만 하셨는데 자식들은 그 고생은 몰라주고 재산을 더줬니 덜줬니로 섭섭해합니다

더이상 불평하는 소리가 들리면 나중에 유류분 청구소송해서 제가 찾아올수도 있다고 경고 했지만 재산때문에 사람속이 옹졸해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고 있노라면 역시나 마음이 모든걸 좌우한다는 걸 다시한번 느낍니다

친정에도 그런 형제가 있습니다

저런 고생을 자식 아니었으면 할 엄두도 못냈을텐데 힘들게 고생하시며 교육시켜준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보다 재산이 한푼이라도 누구에게 더 갔다며 불만인 형제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부모였다면 공평하지 못하다는 불만은 없었을까요?

저는 제가 알아서 잘 살아온 사람이라 양가에서 물려받은게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또 잘 사니까 당연히 안받아도 되는거라고 지들끼리 단정짓고 지들끼리 다툽니다

 

제사얘기 하려다 글이 산으로 갔네요

재산땜에 아무도 제사를 안지내겠다 할거 같아 제가 자진해서 지내겠다고 했고 그래서 제사용품이 집에 자리잡고 있는것입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감사할일이 없으면 정리할 물건 찾듯이 감사할 일을 찾아서 매사에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인생이 술술 풀립니다

잘 풀려서 감사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다보면 잘 풀립니다

그건 제가 보증합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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