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대로 6월말쯤 남편 아이의 방한 이란 글 쓴 사람입니다
오늘 남편이 아이를 만났어요
7월 중순 열흘간 휴가였는데 그때도 남편은 별 말 없었고
저또한 오롯이 저희만을 위한 시간으로 채우고 싶어 따로 묻거나 궁금해하지도 않았더랬습니다
느낌이란게 있잖아요
일상 복귀 후 저를 빤히 보며 뭔가 할말을 못하는 느낌을 한두번 받아 일주일 전 출근해서 카톡으로 물어보았어요
혹시 나한테 할말없어?
있다더라고요
말을 하려는데 미안한 맘에 입이 안떨어지더라며 아이 방한 얘기를 했어요
저랑 같이 보는게 좋을지 혼자 보는게 좋을지 잘 모르겠다며
진심으로 축하해주면서 잘 만나고 오라 했어요
저와 만나는건 아이가 불편할 수 있으니 첨엔 둘이 좋은 시간 보내고 아이가 괜찮아 한다면 주말쯤 함께 보는걸로 했고요
어제 아침 아이와의 서먹함을 예상하며 뭐할지 뭘 먹을지 무슨 얘길 할지 무슨 선물이 좋을지 묻기도 했고 그리고 오늘..
점심 먹으러 가는데 친구로부터 사진 3장을 받고는 온 사지가 떨리고 심장이 터질것 같았습니다
남편 아이 아이엄마 세명이 스시를 먹고있어요
연애2년 결혼3년간의 제 마음고생과 노력.. 다 내팽겨치고 싶을만큼 괴로웠던 순간.. 죽도록 슬펐던 모습.. 너무나도 행복했던 때.. 남편이 제게 그동안 했던 모든 말들.. 모든게 파바박 지나가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지는데 진정이 되지 않더라고요
모든게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겨우 진정해 남편한테 전화했어요
재밌게 보내고 있는지
근데 친구한테서 사진을 받았는데 지금 대체 세가족 뭐하고 있는거냐고
크게 당황하지 않더라고요
옆에 모두 같이 있는지 체면 차리며 다시 전화할께 하고는 그냥 끊어버리고
10시간 같은 10분이 지나 제가 다시 전화했어요
지금 오빠가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지
아이 만난다고 했을때 진심으로 응원해준 나한테 이건 아니지 않냐며
세가족 모습 본 내 마음, 내 심정은 어떨까 이해는 되냐며
왜 거짓말 했는지
오빠가 이전 배우자한테서 받은 배신감 상처 그때 그 기분이 지금 내가 느끼는 기분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다고
상대가 기분 나쁘면 그건 바람이고 실수라고
어떻게 이럴수 있냐고
두서없이 한참을 얘기한것 같네요
너무나도 태연하게
그런거 아니고
아이가 안나와 전화하니 부끄러워 못나가고 있고 엄마랑 같이 가길 원해 동석한거 뿐이랍니다
제가 기분 나쁠것 같긴한데 본인이 잘못한게 대체 뭐냐고 묻는데
혹시 지금 울고있는거냐고 왜 우냐며 진정하고 할일 하라는데
할말이 없더라고요..
아이가 부끄럽다며 엄마 동행을 원해도 아이스브레이킹 잘 하고 아이와 시간 보내길 권했고
남편도 당연하다며 동의했었어요
친한 언니가 딸들은 크면서 여우짓 할 수 있으니 남편한테 미리 제 생각 얘기 하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해 분명 그런 이유로 얘기했던 모든 일들이 현실에서 똑같이 벌어졌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제 자신이 안쓰러워 남편의 성격에 대해 세세히 밝힐순 없지만..
그동안 인내하고 이혼만은 피해온 저인데
더는 힘들겠다.. 란 생각이 들어요..
1년만인것 같네요..
늦은 나이의 결혼이었고 그래서 누구보다 더 잘 살고 싶었어요
할 수 있는 노력과 인내는 다 한거 같은데..
이게 통하지 않는 사람과 상황도 있다는게
그 사람이 내 가족 내 배우자라는게
컨트롤 안될 만큼 슬프고 너무 억울하고 화가납니다
아무리 공감 안되고 나한테 미안한 마음 없어도
이렇게까지 말하면 적어도 미안한 척이라도 하는 모습이 있어야하는거 아니냐 했더니
그제서야 그래 일단 미안하다 랍니다..
이혼하자
자신없어 이제 라고 카톡 보냈습니다..
아이 있는 재혼남 선택했다면 감수해야할 일이라 하실수 있어요 82님들
근데 제 생각은 그래요
이런 상황에서 적어도 남편은 제 마음 들어주고 빈말이라도 우선은 미안하다며 따뜻하게 옆에서 자리 지켜줘야 하는거잖아요..
본인말이 곧 법인 언제 터질지 모르는 남편의 성격도.. 무장해제 되어 가장 편해야 할 집도.. 이렇게 이혼을 하는구나.. 라는 상황도 생각도.. 스쳐 지나가는 부모님 동생들.. 눈물만 나고 모든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