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젠가부터 외국사람하고 영어로 대화하는 걸 좋아했어요.
제가 책에서 공부한 단어가 원어민 입에서 나오고
또 제가 배웠던 문장을 써먹어보고 또 그것을 원어민이 알아듣는다는게 너무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내가 영어라는 걸 배워서 그걸로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게 마법같았죠.
공부를 열심히 한 건 아니라서 어휘나 문법적인 건 한참 모자라지만
원어민이 말하는 것의 포인트를 눈치채는 것이 좀 빠른 편이었어요.
영어 잘한다는 사람들도 보면, 문맥을 엉뚱하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문맥이나 포인트를 알아차리는 건 좀 빨랐던 거 같아요.
그래서 외국 살다온 애들보다 영어가 더 딸리는 제가 외국인 친구와 더 대화도 잘 통하고 잘 사귀는 편이었어요.
요즘은 외국인 포함 사람 만날일이 거의 없다보니
화상영어 수업 듣는게 유일한 낙이 되었어요.
화상이라서 현지에 있는 선생님하고 대화하는게 생생하고 너무 좋아요.
그 나라의 날씨, 생활, 돌아가는 얘기도 나누고
회화 공부니까 당연한 거지만
선생님이 하루 어땠는지 안부도 물어주고
제 옛날 얘기 시시콜콜한 스토리 귀기울여주고 맞장구쳐주고 반응해주는게 좋아요.
한국어로는 재밌게 얘기하지 못하는 저라서,
저는 대체로 2명 이상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대부분 듣기만 하다 오는 편이거든요.
근데 외국인 선생님은 제가 서툰 영어로 얘기하는데도 귀를 기울여주네요.
돈받아서도 있겠지만 진심 재밌게 들어주는 거 같아요.
저는 영어를 얘기하면 제가 어쩐지 더 재밌는 사람이 되는 거 같아요.
다른 자아가 된다는 느낌?
저랑 비슷한 분 계시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