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랑 베트남을 갔는데, 날씨가 많이 더웠어요. 오성급 비싼 숙소에 묵었어요. 항공비만큼 비싼.
남친은 더위를 많이 타는데 호텔 키를 꽂아야 에어컨이 켜지니, 외출하고 돌아올 때마다 남친은 시원해지기 전까지는 더워하더라구여. 시원해지는데, 한 십오분 삼십분 걸리겠네요.
다음날에는 남친이 키 두개중에 하나는 끼워놓고 에어컨을 틀고 다녀오겠다는 거에요.
제가 그건 싫다고 했어요. " 잠깐 다녀오는게 아니라 나가면 5시간이 걸릴지 6시간이 걸릴지 모르는데, 아무리 내가 에어컨 비용을 내는 게 아니더라도, 지구에 미안한 일이라 그러고 싶지 않다. 정 더우면, 다녀왔을때 호텔 로비에서 쉬고 있어라. 내가 먼저 가서 켜 놓고 있으마."
그랬더니, 왜 비싼 돈주고 휴가 와서 피곤하게 구냐는 겁니다.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첫째, 지구에게 미안하고.
둘째, 룸 청소하러 오는 직원에게도 부끄럽고
셋째, 한국인으로써 그런 얌체짓 보여주고 싶지 않고
넷째, 이 지구를 같이 쓰는 사람들에게, 후손들에게 미안한 일을
잠깐의 불편함 때문에 하고 싶지 않다!
그랬다가 한 두시간 얘기하고 끝냈는데, 저도 남친이 좀 실망스러웠고, 남친도 제가 겁나 피곤 했겠지요.
제가 유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