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강릉 쉬러 왔어요
강릉 남쪽 시골집이구요
빈집에 저 혼자서 마냥 쉬고 있습니다
어제는 날이 의외로 밝고 좋았고
오늘은 비가 잔잔히 오네요
지금 거실서 피아노음악 틀어 놓고
창문 밖 비오는 초록 풍경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너무 좋네요 :)
이렇게 멍하니 계속 바라다보고 있으면
초록풍경에 제 몸이 스며드는거 같아요
아참 책도 옆에 놓고 간간이 읽고 있어요
제목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네~ 그 월든 책을 쓴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 맞습니다
재밌겠지요? :)
눈앞에는 온통 초록색 숲과 풀과 하늘이 펼쳐져 있어요
그외 아무것도 없어요
옆집도 이웃사람도 하나 안보이는곳
그런 것을 보려면 집밖으로 나가야 해요
그래서 온전히 이 풍경은 저만의 것입니다 너무 멋지죠?
타인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어 너무 좋아요
타인은 안보이지만 대신 다른 생명들은 많아요
현관 문 위에 처마에
제비가 집을 두개나 지었더라고요
하나는 본가. 여기에서 한 일이년 살더니
그 옆에다 세컨하우스를 지었어요;;;
얘네들을 너무 예뻐했더니 여기가 터를 잡았나봅니다
세컨하우스는 현관문 열때 딱 사람이 서있는 그 지점 위쪽에 지었는데
덕분에 현관문 열때마다
머리에 새똥을 딱 맞을 수 있는 그 위치에요 ㅎㅎ
집 밑에다 새똥을 어찌나 많이 싸는지
깜놀하고선 청소 몇번 해주고
아예 새똥받이 상자를 두었답니다
네 여기선 제비들은 자유롭게 살고
오히려 저희가 새똥 맞을까 눈치보며
후다닥 현관문을 황급히 여닫아요
여기에 얽힌 재밌는 에피소드는 담번에 또기회되면 할께요
거실에 앉아
그저 가만히 창 밖의 초록 향연을 바라보면
서울서 느껴보지 못한 평화로움에
눈물이 날 지경이예요..
자꾸만 자꾸만 이곳에 계속 있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
참 대책없죠
여긴 일자리도 없는데..
여기서 미혼여자가 혼자 뭐해서 먹고 살려고
난 서울 토박이고 평생 책만 봤는데
이런데 와서 할줄 아는것도 없는데
몸도 마르고 갸날프고 힘도 없잖아
겁도 엄청 많잖아
그래.. 근데 난 여기가 좋아 너무 좋아
여기서 살고 싶어 계속.
서울 아파트하고 바꾸라면 바꾸겠어
뭐 손해가 얼마인데?
손해라니.. 내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좋아하는곳에 있는건데 그게 문제야?
네 요즘 제 내면의 이런 소리들을 듣고 삽니다
자꾸 마음의 소리가 이렇게 들리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요;;;
저는 어떻게 될까요?
그나저나. 질문 하나.
여기서 강릉바닷가까지
차로는 10~15분
버스로는 40~50분 걸리는데요
저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해서..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어요
비오는 바다.
함 가볼만 한가요?
여기와서 계속 밀린 잠만 자느라 ㅋ
와서 바다 한번도 못봤거든요
(바다는 안목, 송정 이쪽이예요)
이런 날씨지만 또 색다른 맛이 있다면
비를 뚫고 함 가보려구요
어차피 바닷가는 잠시 거닐다가
그 앞에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창이 큰 까페에 갈거같긴 해요
어때요?
비오는 바닷가
나름 멋있고 운치있을까요?
저 가볼까요 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