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천원짜리 재료로 김치 담그기

이건 비법은 아니고 그냥 요즘 제게 생긴 취미활동입니다

혼자 밥해먹는 스댕미스고요

직장생활하다가 잠시 쉬는 중입니다

쉬는 동안, 피폐해진 몸과 정신을 가다듬느라 열심히 걸어가니면서 우리 동네의 몰랐던 곳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중입니다

혼자 실사판 심시티냐? 하면서요 ㅎㅎㅎ

 

우리동네는 쓸만한 재래시장이 없어서 불만이었는데, 이렇게 사람많이 사는 동네에 대안이 없었을리가 없죠. 저만 모른 거지...

아주 훌륭한 채소가게들이 건너건너 아파트단지 상가에 많더라는...

 

그래서 요즘 취미가 천원짜리 재료로 김치 담그기

제가 김치까지 담가먹을 줄은 몰랐죠

직장생활하는 동안은 그냥 다 사다 먹었고, 김장이래봐야 인터넷으로 포기김치 10킬로 주문해놓고 반년 먹는 정도로 그닥 김치를 많이 먹지고 않고, 그래서 최근에는 김치없어도 살 수 있겠는 걸? 할 정도였는데...

 

이 채소가게들이 대략 4-6시 사이에는 마감세일을 합니다

제가 천원짜리 채소라는게 원래가격이 천원이 아닌 멀쩡하고 곱상한 상품들인데 빨랑 퇴근하시려고 싸게싸게...

 

더구나 요즘처럼 비가 쏟아졌다 개었다 하면 세일폭이 왕창 ㅎㅎㅎ

 

최근 천원짜리 김치는 오이 소박이, 부추김치, 얼갈이 김치 등등입니다

마감세일 부추 큰거 두단에 천원이래서 오이 3천원어치 더사서 큰 김치통 2개 오이소박이와 부추김치 큰통 하나 얻었고요

어제 폭우라고 큰 얼갈이 한단 990원이래서 두단하고 깐 쪽파 큰거 한단 사서 버무려 넣으니 제일 큰 김치냉장고용 김치통에 반이나 되더군요

남은 쪽파로 애호박 양파 넣고 전 한판 부쳐먹고, 알배추 한통이랑 버무려서 막김치도 한통 해놓고요

 

원래 김치 담을 줄 아는 건 아닌데, 엄니 어깨넘어로 구경하면서 심부름하던 짬바와 인터넷 검색으로 대충대충 만들어요

 

김치를 만들다보니 깨친 건, 왜 김치를 만들어먹게 되었나 이해하게 됐어요

이렇게 다양하고 맛나는 푸성귀들은 우리나라 기후상 오래 두고 먹을 수 없으니 절임음식으로 두고두고 먹게 발전했구나, 이렇게 저렴하고 흔해 빠진 푸성귀들로 없는 살림에도 비교적 다양하고 풍성하게 밥상을 꾸리려는 애달픔과 노력도 느꼈고요

 

게다가 각종 변형요리로 알뜰살뜰 변형해서 먹기엔 김치만한게 없죠

곁들임도 그렇고...

 

이런 반찬들 보면 우리 부모님, 조부모님 시절에, 보릿고개 시절을 이렇게 넘어왔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다들 죽지 않고 나를 멀쩡하게 세상에 내놓았나? 싶기도 하고...

 

저 어릴 때 엄니가 김장 100포기하고 뿌듯해하던 심정이 이런 건가? 조금 느끼고 있어요

 

다음 목표는 알타리 천원짜리 사서 담그기

일보러 다른 곳에 갔다가 근처 채소가게에서 알타리 한단 천원을 목청껏 외치는 곳을 봤거든요

운전 중이고 일정이 빠듯해서 못 사왔는데 담에 한전 도전!

아직 우리동네에는 알타리 한단 천원짜리는 출현하지 않아서...

 

전 풀도 안 넣고 매실청, 설탕같은 달달이도 전혀 안 넣어서 오로지 제 입맛에만 맞춰서 담아서 누굴 줄 수도 없고 어디 자랑할데도 없고해서, 그냥 백수생활동안 요즘 재미들린 취미라서 한번 써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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