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어제 전철에서 본 중2 남자애들

책 읽으며 앉아 있는데,

갑자기 우리 칸이 와글와글해지며 열기가 훅훅 느껴지는 거예요. 

고개를 들어보니 키가 쭉쭉 큰 비슷비슷하게 생긴 남자애들이 몰려들어오고 있었어요. 한 스무 명 남짓?

자기들끼리 떠들어대는데, 와.. 어찌나 귀여운지!!! 

그러다가 갑자기 와르르 내렸어요. 

잘못 내렸는지 도로 우르르 탔어요. 

와중에 전철 문이 닫히고, 

못탄 애들도 있는지 막 웃어대면서 밖의 애들한테 소리치고... 

어딜 가는 길이었는지 못 탄 애가 리더였나봐요. 

'야! 땡땡이 못 탔다. 이제 우리 어떻게 해?' 하며 웃어대고... 

그 중 한 애는 급히 타다 크록스 한 짝 버ㅅ겨져서 잃어버리고 들어왔고... 

여드름 난 애, 말끔한 애, 뚱뚱한 애, 마른 애, 모두 너무너무 예쁘더라고요. 

그 칸에 탄 어른들 모두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중2들아, 집에선 어떤지 몰라도 
어제, 그 시간만큼은 참으로 상큼하고 싱그러운 남자애들이었단다. 
고마워.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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