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어렸을 때 왕따 가해자 역습한 썰 써봐요.

6학년 때였네요. 

 

한창 사춘기 오고 예민한 나이죠. 

 

한 반에 여학생이 25명 정도 있었고, 그 중에 여왕벌 행세를 하면서 

날라리 비슷한 흉내를 내고, 덩치크고 목소리 큰 아이가 하나 있었어요. 

 

당연히 여학생들끼리 무리를 만들어서 놀았는데, 

그 아이가 우두머리 행세를 하면서 다른 아이들 5~6명씩 끌어들여 꼭 자기 집에 데려가서 놀곤 했어요. 

그럼 다른 아이들은 거기에 휩쓸려서 휘둘리고 

뭔가 불합리한 일이 있어도 그 아이한테 눌려서 맞서지도 못하고 

시녀같이 옆에서는 그 아이 비위 맞추면서 같이 날라리 행세를 하고...

 

저는 원래 기질이 E이기도 하지만 제 자유를 속박당하면서 휘둘리는 건 질색인 터라 

처음엔 이 아이랑 재미로 어울렸다가 그 상황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명령조로 얘기하는 게 너무 짜증이 난 상황...

제가 싫다라고 하니 이 기집애가 다른 아이에게 제 욕을 하고...

다른 아이들이 다 등을 돌리더라구요?

 

그렇게 어울리는 친구들이 다 없어지자 분노가 일더군요. 

대놓고 제 앞에서 저 들으라는 듯이 욕을 하고. 

떨거지들도 마찬가지. 

이대로는 망하겠다 싶어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반전 시키고 나를 왕따 시키려 한 그 아이를 엿먹일까....

선생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엄마 아빠에겐 근심을 끼치기 싫고,

결과적으로는 아무튼 나의 문제인데.  내가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 그 기집애의 핍박에 굴하지 않고 옆에서 조용히 그 여자아이들 그룹을 지켜보니 

어느 날 균열의 씨앗이 보이더군요. 

가만히 시녀노릇하던 아이들도 다들 각자의 불만이 있어요. 

하나씩 하나씩 그 아이들을 뒤에서 공략하면서 그 아이들의 불만을 키웠어요. 

처음이 어렵지,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한 이후에는 분노의 불꽃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오히려 저보다 뒤에서는 그 아이를 싫어하고 불만이 터지기 직전의 상황이 되었고요. 

 

이렇게 물밑 작업을 다 해놓은 상황에서 

이 아이가 평소처럼 제가 앉은 책상을 발로 차며 시비를 걸더라구요?

제가 콧방귀를 뀌며 벌떡 일어나서 지 책상에 똑같이 해줬어요. 

그러니까 당황해서 소리를 치며 과장된 욕설을 하고 

야 너네들 이 년 봤어?? 이러는데 

제가 어디서 이 년 저 년이야! 하고 의자 휘두르니까 

놀라서 자빠짐. 

시녀 떨거지들은 기세가 꺾인 그 아이 보고 못본 체했구요.

 

그리고 담임 선생님이 와서 상황 종료. 

저랑 그 아이는 나란히 싸다구를 두 대씩 맞았어요. 

 

그 아이가 그렇게 당하고 충격이 컸던지 저한테 쫄았던지 

상황이 완전히 반전되고 캐릭터가 변하더라구요. 

 

일단 그 여자애 무리들은 완전히 와해되었고 

다 같이 목소리 자유롭게 내며 수평한 관계로 유지가 되었고 

저는 그 그룹 아이들말고 다른 여자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초등학교 졸업했구요. 

 

그 아이는 친구(시녀)들 하루아침에 다 잃고 외톨이가 되어서 엄청 소심한 성격으로 변했고

중학교 가서도 친구도 못사귀었다고 해요. 

 

그 친구 어머니가 저한테 전화를 해서 우리 ~~랑 다시 친하게 지내면 안되겠니? 하고 부탁하셨는데

저한테 그 아이가 했던 패악질이 너무 괘씸해서 차마 그러겠다고 말을 할 수 없었어요. 

제가 따 시키는 것도 아니고 이 아이한테 당한 다른 애들이 그냥 친하게 지내기 싫다는 건데 

자업자득이다 싶었고요. 

 

아무튼 어려서부터 이런 정글에서 서바이벌 기술을 체득하다보니 

사회생활 하면서도 여초 단체생활 속 여러 폭탄들 처리해가며 이래저래 20년 넘게 버티고 있네요. 

 

 오랜만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화를 봤다가 제 어렸을 때 일화가 생각나서 써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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