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내는 동작이 빠른 편입니다.
누가 내나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자동으로 먼저 카운터 가 카드냅니다.
항상 밥값 먼저 내니까 한 번은 친구가 들어가면서 카운터에 미리 돈을 맡겨두고 들어갔더라구요, 맨날 니가 내니까 미리 냈다. 하면서.
미국에서 십년만에 나온 친구가족 모두 한 달 있는동안 너댓번 만났는데
매번 밥 사고 애들 영화 보여주고 그랬더니 친구가,
한국 나와 좋은데 성공해서 와 그런가 모두들 친구가 밥 사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데 저만 매번 밥 사주고 애들 영화도 보여줘 고마웠다고.
돌아가면서 너 좋아하는 책 사 줄게. 하면서 책 보내주고 갔어요.
선배 만나서도 늘 밥 사니까 (이 선배가 형편이 그닥이어서) 맨날 사냐? 하길래,
살 수 있을만큼 내가 버니까 다행이지, 사고 싶어도 못 사는 형편 아닌 게 얼마나 좋아. 하고 웃어요.
사람들은 친척도 한 번 보고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사이일 때 밥값 계산 눈치보는 거 같던데,
그럴 때도 망설임없이 그냥 내요.
누가 내나 생각해야 하는 자리는 아예 안 만들고, 안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