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에서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갔고 1학년 때 지금 남편을 만나 남편이 한결같이 이 지인을 더 좋아해서 결혼했어요. 남편은 전문직이고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데도 사람이 참 너그럽고 천진해요. 가족 사랑 끔찍하고 결혼한지 15년이 넘었는데 아내 가끔 점심에 나오라 해서 식사하고 그래요. 지인은 결혼 전에 일하다 결혼 후 계속 전업인데 자기 취미 열심히 즐기고 바쁜 남편이 가사도 많이 분담해요. 제가 부러운 건 이 사람이 누리는 것들 자체가 아니라 그런 걸 누리면서 전혀 눈치를 보지 않더라고요. 저랑 어쩌다 차를 마시다 지인 남편이 연락 오면 @@씨랑 예쁜 카페에서 차 마셔, 부럽지? 이러고 그 남편은 코믹한 말투로 으, 부러우면 지는 건데 졌다, 이런 대화가 오가요. 반면 저는 남편이 낮에 연락을 하지도 않지만 어쩌다 용건 있어 연락 오면 차 마신다는 말을 못해요, 일이 있어 잠깐 나왔는데 곧 들어갈거라고 하죠. 한번 사실대로 말했다가 팔자 좋다, 남편은 뼈빠지게 일하는데, 하더라고요. 저는 작년까지 대기업 다니다 건강이 나빠져 퇴사하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간간히 일하는데 남편이 눈치를 많이 줘요. 그 집 아이들도 아빠 닮아서인지 사춘기인데도 부모와 사이가 좋고 공부도 잘하더라고요. 지인은 악의는 없지만 가끔 허걱스러운 말을 당연한듯이 해요. 애들 시험기간에 해외여행도 훌쩍 혼자 다녀오기도 하고요. 누가 봐도 남편 쪽이 나은 조건인데 하도 쫓아다녀서 그냥 결혼해줬다고 하는데 외모조차 남편 쪽이 더 예쁠 정도에요. 저는 대학 때 미인대회 나가라는 소리 많이 듣고 직장 사내 모델도 했고 학벌도 지인보다 낫고 다들 너랑 결혼하는 남자가 궁금하다 했는데 한결같이 버럭거리는 남편 눈치 보며 항상 긴장 상태로 살아요. 남자 보는 눈도 없고 복도 없는 사람은 결혼을 안했어야 하는건데 뭘 모르고 결혼이라는 걸 해서 이러고 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