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CC로 만나 7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했는데
사실 결혼무렵에 이미 알고있었어요. 저하고 결혼까지
하고싶지 않다는걸. 그런데 제가 그사람을 더 많이 사랑한거
같아요. 결혼직전에 푸대접 받으면서도 그만두지 못했어요.
결혼할 무렵 대기업 다니고 있었고 친정아버지 사업도 잘되서
나이에 비해 철도 없고 눈에 뵈는게 없었던거 같아요.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면요.
결혼하고 아이가 너무 안생겨서 직장을 그만뒀는데 여기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거 같아요. 직장만은 놓지말았어야했는데
재취업 하든지 친정덕에 솔직히 어찌어찌 살수 있을줄 알았어요.
결혼하고 남편의 두번의 바람으로 제 정신이 완전히 무너졌을때
친정아버지 사업이 운명의 장난처럼 망했어요. 다행히 빚은 없고
아파트 한채는 건졌지만 부모님 두분이 온전한 정신이 아니셔서
이혼 얘기는 꺼낼수도 없었어요. 이혼하고 2년동안 자는것도,
씻는것도 못하고 집에서 거의 안나가고 살았어요.
어제 오랜 친구를 만났어요. 한번만 만나달라고 해서 나갔는데
친구가 절보고 울었어요. 왜이렇게 됐느냐고.
예쁘고 똑똑하던 내친구가 어디갔냐고 우는데 그길로 집에와
통장잔고를 확인했어요. 수많은 배달음식, 온라인으로 장본거
이 두개가 주요 지출인데 계산해보니 정말 돈을 많이 썼더라구요.
친정에 많이는 아니어도 돈도 조금 보태드려야되고 무엇보다도
저 이젠 그만 사람답게 살고싶은데 정신과부터 가보면 될까요.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이혼하고, 사업 망하고 남들은 여러가지
우여곡절 겪으면서도 다 살아가던데 전 집에서 못나가고 있어요.
솔직히 그냥 편하게 죽어버리고 싶은데 절보며 울던 그친구와
저희 부모님 생각이 나요. 무서워서 사회로 나가질 못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