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반찬 먹은 이야기 하는데 불편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남의 침 묻은 거 안 먹고요.
찌개도 덜어 먹는 집이고 내 식구도 찝찝했어요.
또 남의 집 음식이 입에 안 맞았거든요.
그래서 도시락 싸오면 같이 먹는게 고역이라
초등부터 혼자 밥을 먹었어요.
혼자 밥먹는 애라고 놀림 당해도 어쩔 수 없죠.
친구 침도 더럽고 반찬 사수도 해야하니깐요.
중고등 때는 쉬는 시간에 미리 먹어버리고요.
엄마가 요리를 잘해서 장조림, 돼지불고기, 동그랑땡 같은거
반찬 싸오면 90%를 남이 갖고 가버려요. 하나 둘 남기고
그리고 자기들 반찬은 맛없는 김치 이러 거
남아서 결국 밥을 다 못 먹고 남기거든요.
자기들은 어쩌다 남의 걸 먹지만 당하는 애는
그걸 학교 가는 날 매일 도시락을 먹을 때마다
십년은 당해서 매우 스트레스거든요.
아이 미국에서 학교 보내보니 자기 먹을 거 갖고 오면
친구 나눠주지 말래요.
알러지도 있지만 그렇게 나눔을 빙자한 착취가 될 수 있잖아요.
맘 약하고 반찬 잘 싸오는 애는 돈만 안뜯기는 거지
반찬 셔틀 시킨거죠. 10년씩이나
그거 안 나눠주면 놀리고 일종의 학폭이에요.
아는 집은 부잣집이긴 한데 하도 빼앗아가니
친구들용 반찬을 따로 준비해서 보냈대요.
그걸 학창시절 내내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