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에게 천만원 받았어요


여기에 힘들게 생활하시는 분들도 많아 조심스럽지만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편하게 살림하며 살면서도
항상 스스로 내적인 갈등이 있었어요

언제까지 이렇게 남편돈으로 생활해야 하나?
나는 정녕 생산성이라곤 없이 소비하는 입장만 되어서 살텐가?
지금이야 아직 아이들이 손이 많이 갈때라
집에 있는 엄마가 필요하기라도 하지, 애들 조금만 더 크면?

지금 이대로 살다간 5년후에도 10년후에도
오늘이랑 똑같은 하루를 살겠다 싶더라구요

아이들 학교 보내고 집안일 해놓고 여유롭게 친구 만나
커피 한잔 하고 낮잠도 한숨 자고 애들 남편 올 시간 되면
맛있는 저녁 준비해 차려놓고…

물론 이상적이죠. 이 자체가 꿈인 분들도 계실거예요
그런데 저는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나도 나갈곳이 있었으면 좋겠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되었으면 좋겠고
그게 경제력으로 이어져
단돈 10만원이라도 내 힘으로 벌어쓰고 싶다

결혼하고 쭉 전업이라 경력은 단절됐고
이전에 하던 일은 제가 좋아서 했던 일이라 즐겁게 일했지만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데 비해 수입이 적어 다시 하고 싶진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지금 뭘 해야하는지 감도 안잡히는 상황인거죠
요즘은 어떤 일들이 추세인가
어쨌든 아이들이 있으니 직장생활은 배제하고
지금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그동안 어렴풋하게만 고민하던 것들을
어느날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검색하면서 파기 시작하니
제가 그동안 미처 몰랐던 세상이 보이더라구요
보이긴 보이는데 내가 그 세상에 진입할 방법은 전혀 보이지 않고..

남편에게 천만원만 달라고 했어요
이 돈으로 일년 동안 나에게 투자해보겠다고요
사업은 아니고 오로지 자기계발에요

사실 제 수중에 있는 돈으로 해도 되고 굳이 천만원 받지 않아도
어차피 남편돈으로 다 생활하고 있는 마당에 필요때마다 쓰면 되지만
눈에 보이는 선언 같은걸 하고 싶었던거죠
스스로에게도, 나 아닌 누군가 한명쯤에게도 말해놓음으로써
그 무게와 책임을 가지고 일년 동안 작정하고 스스로를 키워보고 싶어서요

남편은 아무 생각없지만;;;
응 줄게 너 알아서 해~ 끝. ;;
나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죠ㅜ 슬퍼라..

무튼 그래서 언니들
“일년동안 자기계발에 천만원 써보기” 해보고
일년 후에 다시 와서 후기 적을게요

무슨 변화가 있는지,
그래서 치킨값이라도 벌게 됐는지
하다못해 몸에 근육이라도 더 붙었는지
(운동도 오래 쉬었는데 이것도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다시 시작할 생각이에요)
설사 이것저것 시도해보려다 그냥 명품백 하나 사고 돈 다 썼어요
하는 허무한 결론일지라도 ㅋ 어떤 결과가 됐든 꼭 쓰러 올게요

나름 어렴풋하게나마 방향들을 잡아놨는데
이게 맞는지 확실성도 없고, 과연 내 생각대로 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일단 길을 걷기 시작하면 일년후에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길에
서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도전이란 걸 해보고 싶어요
그럼 저는 내년 6월 말, 다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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