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왠지 외식하고 싶었어요.
남편이 4주동안 바빠서 아이 케어가 오롯이 제 몫이었거든요.
평범한 일상들은 아니었어요.
그 사이에 제가 챙겨야 할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어요.
곧 지역을 옮기는 터라 이사할 집 알아보고, 옮길 학원들도 알아보고.
그와중에 아이 학원들 데리고 갔다 데리고 오고
도시락도 매일 싸야 하고..
한 달이 어떻게 갔나 싶게 살았어요.
당연히 남편 늦게 들어오니 아이랑 단 둘이 밥 먹고 대충 때우고 하다
이제 남편 바쁜 일이 마무리도 됐고 오늘은 나가서 먹고 싶었어요.
남편이랑 저랑 어디 갈지 이야기도 됐어요.
남편이랑 내가 나갈 준비를 마쳤는데 아이가 안 나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는 원래 외식을 별로 안 좋아해요. 집이 더 편하니까.
남편이 아이 말을 들어주네요?
아이가 평소에 갖고 싶어 하던 인형을 사주겠다며
저보고 그 쇼핑몰에 있는 음식 중에 먹고 싶은 게 있으면 포장해오겠다고 합니다.
제가 기분이 너무 상했어요.
둘이 인형 사러 다녀오면서 저녁도 해결하고 오라고 했어요.
아이는 그제야 제 눈치 보면서 엄마가 가고 싶은 식당에 가자고 했지만
가봤자 즐겁지 않을 거 뻔하니 안 가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둘이 나갔는데
제가 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사람인가
남편이랑 애를 조종하려고 하는 나르시시스트인가
애 앞에서 뭐하는 건가 싶다가도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나 싶어서 화도 나고
내 마음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