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간병사입니다.

어쩌다보니 진입장벽 제일 낮은 업종의 간병사입니다.
누구든 원한다면 할수 있는 직업이지요.
보통 동포들이 많이허고 70대 넘은 노인이 60대를 간병하겠다고 나서는 실정입니다.
그러다보니 병원내에서의 입지는 최하위 계급 불가촉천민 취급을 받는 현실입니다.

일단 저는 한국인^^이고, 40대후반이며, 유학을 다녀왔고(미국 주립대), 글로벌 기업을 12년 다녔고 경단녀이며 쉴때는 아이들 영어 과외를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이쪽 업계에 오래있다가 간병 회사를 차려나왔고 처음엔 동종업계 중 최고의 업체는 어떻게 다른지 한번 살펴보자는 생각에 그 업체에 간병인으로 등록하고 경험 삼아 나서보게되었어요.

그런데....
웃지못할 해프닝이 한둘이 아니예요.
예를들어 환자가 전해질이 부족하다고 가루를 가지고 와서 점심에 물에 타 먹이래요. NaCl이라고 적혀있길래 조그만 소리로 소금이네???이러고 간호사한테 받았어요. 그랬더니 간호사가 가소롭다는듯....전해질이거든요????하고 크게 핀잔을 주더라구요. 그 병원은 대학병원이었고 나이도 많은 간호사였어요. 그래서 네~ 하고 웃고 말았죠.

환자가 열이나서 식히려고 얼음 팩을 겨드랑이에 대고 있는데
열이 다시 오르고 있는것 같아서 간호사를 불렀죠. 간호사가 온도계를 얼음팩 대고있는 겨드랑이에 찌릅니다. 그리고 큰소리로 정상인데 왜 날 불렀냐....누가 열이 있다고 그러냐??? 옆에 있던 다른 젊은 환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젊은 환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더라구요. 간호사 나가고 나서 상식도 없는 간호사냐며... 네, 같은 대학병원이예요.

간병인은 보호자 대신 간병을 하러 들어온 사람이라 생각해요.
많이 다녀보진 않았지만 딱 한 대학병원은 간병인을 보호자의 대리인으로 여겨주더군요. 저같은 경우 환자의 상태를 보호자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하고 간병인은 알려줘야할 의무가 있는것 같아 상태변화가 있을때마다 보호자에게 문자로 알려주고 담당 간호사에게도 알려주기도 합니다만 (예를 들어 대징 수술한 환자의 변 색깔 변화...검은색으로 나옴) 니가 뭘 알아????하는 식으로 우습게 생각하는 병원이 생각보다 많아요. 보호자들은 너무 고마워하구요.

혈압 재고 커프 안 풀고 그냥 두고 가는 간호사...
체온계 잃어버렸다고 혹시 체온계 못 봤냐는 간호사...
채혈하다가 바늘 꽂은채 딴짓하다가 주사기 바늘 다른데 한번 쿡 더 쑤시는 인턴..
자기가 잘못 알아듣고는 화부터 내는 간호사...
드레싱하려고 상처부위 다 풀어놓고(감염으로 다리 날릴뻔한 환자였는데) 쪼금있다가 다시오겠다고 뛰쳐나가는 인턴...

수술하고 상태 좋던 환자가 갑자기 염증수치 오르고 급하게 나빠졌는데 안일한 선생들 태도가 너무 안타까워 적어봐요. 사실 이 환자는 외국인이라 의지할곳도 없고 업체에서 의뢰 온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부탁받아 들어온터라 롱텀 간병 안한다는 제 원칙을 깨고 붙어있는건데...오늘 간호사스테이션에 사자후를 한번 질러야하나.... 자고 있는 환자 옆에서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